여름, 가을 그리고 바람

오늘의 시

by 모루

여름, 가을 그리고 바람


모루


너른 들판 너머

조각난 기억이 바람을 타고 날아오른다

흩어졌다 모이며

사라지기 전,

온전한 동굴 앞에 선다.


잘 여문 시간,

생의 뭉근한 회오리 속에

우리만의 공간 하나

은행잎 떨어진 벤치 위,

숭숭히 남은 네 얼굴

그 기억의 자리에 앉는다


조각난 하늘 사이로

계절은 흐르고

저 멀리,

영원 같은 바람

바람만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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