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나를 만나는 완벽한 방법
김모루
긴 부리로 여름의 기억을 찍어대는 물총새의
분주한 날갯짓 뒤로
네 모습이 어른거린다
등대 위 낮게 드리운 먹구름 사이로
몽환적인 네 호흡이 흩날리며
너를 태운 여객선의 하얀 선미에는
슬라이드처럼 영상이 펼쳐진다
억새 숲 사이사이 붉는 오목눈이 같던
네 모습이 언뜻언뜻 보이고
물 빠진 몽돌 위를 걷다가
자그락거렸던 우리 모습이
풍성했던 여름날의 감정을
내밀히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
계절을 맞으며
백사장 어딘가에 버려진 네 귀고리처럼
상실한 이야기 뒤로 이어지는
상념을 껴안으며
나를 만나는
고독 속으로
완전한
시간 속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