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를 느슨하게 풀어헤치면

오늘의 시

by 모루

벨트를 느슨하게 풀어헤치면

모루

허리춤에서 살고 있다지

등허리도 아닌 기름진 배 부위,

창자처럼 굴곡진 한강 벨트가

꽉 조여 숨도 잘 쉬어지지 않는

삶의 인고를 매고 있어

말은 못 해도 고통스러운 너와 나

하반신은 비대하여 살은 찌고

상반신은 멸치 같은 비대칭의 반도에

꽉 조인 몸이 위태위태하다

근현대에 뜨거웠던 격전지,

불모지에서 고성장하여 성장통을 겪고 선

아시아 동쪽의 외로운 나라에

벨트를 느슨하게 풀어헤치면

인심도 월광처럼 은은하여

얼굴마다 상냥함이 흐르는

달 보고 별 보며 이야기꽃 피우는

한 잔 술에 흥도 잘 타는 백의에 사람들이

목련 꽃처럼 화사한 얼굴로

벚꽃 날리는 계절에

꽃비 맞으며 행복하기를

그들의 삶에 여유가 넘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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