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 년, 아이의 돌을 맞이하며
통잠이라는 거 별것 아니더구먼. 이제 갓 부모가 된 사람들은 왜 다들 아이 잠 때문에 고생하는 거지. 우리 아이는 백일 즈음부터 통잠을 자던데. 아마도 잠이 많은 아빠를 닮아서 그런가 봐요. 대단한 자랑거리라도 되는 양 그렇게 말하고 다녔다. 나는 베개에 머리를 눕히기만 하면 채 5분도 안 돼서 잠에 빠져드는 사람이었다. 한 번 잠에 들면 바로 옆에서 흘러간 90년대 댄스 가요 리믹스를 틀어놓고 층간소음 따위 신경쓰지 않고 쿵짝쿵짝 춤을 춰도 모를 만큼 깊은 잠을 자는, 그런 사람. 정말 아빠를 닮아서인가. 여느 아이와는 달리 일찌감치 하루 저녁에 여덟, 아홉 시간씩 쭈욱 잠을 자 주는 아이에게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아이가 자꾸만 오밤중에 깨기 시작했다. 그날도 갑자기 벼락같은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저 눈을 반쯤 뜨고서 칭얼거리는 게 아니라 송곳처럼 귓구멍을 후벼 파는 비명과 비슷한 소리였다. 놀란 마음에 비몽사몽 간에 머리맡의 안경을 더듬거려 찾아 쓰고 아이 침대로 바삐 달려갔다. 울부짖는 아이를 서둘러 안았다. 괜찮아 괜찮아, 아빠 여기 있어. 한참을 토닥거리며 아이를 달랬다. 울음소리는 점차 잦아들더니 다시금 평온한 적막이 찾아왔다. 잠든 아이를 침대에 조심스레 눕히고 까치발로 살금살금 방을 나가려는데, 아이가 눈을 번쩍 뜨더니만 나와 눈을 마주친다. 그리고 또다시 운다. 나라 잃은 설움이 북받친 우국지사처럼 통곡을 한다. 그렇게 날이 새도록 몇 번이고 잠에서 깨어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 고생했다. 최근에 없던 일이었다.
※ 책 발간으로 인해 기 발행 글은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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