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기도 전에 산더미처럼 쌓인 짐들
누군가가 말하길 육아는 아이템빨이라고 하더라. 프랑스 철학자 앙리 루이 베르그송은 인간의 본질은 ‘도구를 이용해 유·무형의 산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인간을 일컬어 '도구의 인간', 호모 파베르(Homo Faber)라 칭했다. 그 말마따나 내가 자연인도 아니고 맨몸, 맨손으로만 아기를 키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까 인간다운 육아 생활을 위해 도구들을 사러 나서보기로 했다.
아내의 배가 제법 불렀을 때 즈음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맘앤베이비 엑스포>라는 행사에 들렀다. 주변 사람들은 엑스포에 가 봐야 한다, 그럴 필요가 없다의 두 파로 갈라져서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찬성파는 육아 초보들은 어떤 물건들이 필요한지 잘 모르니까 눈으로 직접 한 번 봐야 감이 잡힌다는 의견, 반대파 측에서는 어차피 필요한 물건들은 알아서 사게 될 텐데 괜히 엑스포 따위에 가면 호객 행위에 낚여서 쓸데없는 지출만 늘어난다는 입장이었다. 그렇다면 가야 하는 거야 말아야 하는 거야? 고민 끝에 우리는 '한 번 가 보긴 하되 거기서 물건을 사지는 말자'는 지킬 수 있을지 모를 다짐을 하고서 길을 나섰다.
※ 책 발간으로 인해 기 발행 글은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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