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분만일
2020년 5월 1일 새벽 3시 45분.
소파에 누워 졸다가 깨어난 아내가 갑자기 화장실로 달려갔다. 몸에서 무언가 쑤욱 하고 흘러내린 것 같아서 아랫도리를 살펴봤더니 은은한 핏물이 이슬처럼 비쳐 있더랬다. 양수가 터진 걸까. 예정일보다 닷새나 일찍이긴 하지만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진통이 곧바로 찾아오지는 않았다. <춘향전>의 어사 출도 대목에서 '역졸들이 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매고 달 같은 마패를 해 같이 들어매고 사면에서 우루루루루 삼문을 후닥딱' 들이닥쳐 난리를 피우듯이, 갑작스레 들이닥친 고통에 배를 부여잡고 뒹굴거리게 될 줄 알았는데 그러지는 않더라. 별다른 통증 없이 의외로 평온한 상태의 아내와 함께 미리 싸놨던 짐을 챙기고, 속옷과 이런저런 옷가지들을 출산 가방에 더 욱여넣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병원 분만실에 전화를 걸었다.
※ 책 발간으로 인해 기 발행 글은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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