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조금 머리가 아프더라도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그게 제 장래희망인데 (웃음) 이런 생각을 놓지 않고 계속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어젯밤 대한민국의 한 젊은이가 이리 말하는 것을 보았다. 그의 바람은 한 젊은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멋있고 원대한 소망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언제 왜 이런 장래희망을 품게 되었을까?
이 말을 한 사람은 유튜브에서 "겨울서점"이라는 제목 아래 책소개 동영상을 올리는 김겨울씨이다. 이 말이 나오는 동영상 주소와 그 정확한 지점은 이러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SaeYVXtZOw0 (13:58 ~ 14:06)
어젯밤에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에는 그냥 '훌륭한 젊은이군' 정도의 반응이 내 마음 속에서 일었다. 하지만 오늘 이 말을 기억 속에서 되풀이해서 다시 듣게 되었고, 들을수록 의식 더 깊은 곳에서 어떤 고요한 감동을 느꼈다. 왜냐하면 김겨울씨의 희망이 나에게도 매우 중요한 바람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읽은 신형철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에서 만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김겨울씨와 나는 "정신의 DNA"가 같은 사람인 듯 하다.
'생각이 많다'라는 표현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보람없이 그저 흘러가는 생각이 많은 것도 우리는 생각이 많다라고 이른다. 김겨울씨가 의도한 뜻은 '깊고 넓고 체계적으로 많이 생각하다'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문화는 이런 생각하기에 우호적이지 않다. 김겨울씨가 "조금 머리가 아프더라도"라고 말한 것은 어쩌면 '너는 머리 아프게 뭘 그리 생각이 많니?' 같은 주변 사람들의, 곧 사회적인 비호응에 대한 저항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직접 말로써 이렇게 말 하는 사람은 없었다 할지라도 우리 사회는 깊이 생각하기에 무언으로 24시간 반대함을 김겨울씨는 이미 알아차렸을지도 모른다. 아직 그러지 않았다면 앞으로 분명히 알아차릴 것이다.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영어 관용 표현을 빌려 말하면, "닭의 이빨처럼 드물다."
나는 김겨울씨를 열렬히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