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by 풍경

하늘을 밝히는

원만圓滿한 그대는

나만의 유일한

사랑이고 싶다


하나이면서

전부를 감싸고

하나이면서

전부를 채우는

샘솟는 사랑


하나이면서

전부인 그대는

세상 아니

비추는 데 없다


하나의 허공에

오직 하나인 그대처럼

세상 가장 큰

하나의 사랑이고 싶다


/


추석 당일 새벽부터 천둥번개가 요란하여 보름달을 못 보겠다 싶었는데 낮부터 화창하다 못해 한여름 더위까지 느껴졌다. 긴 연휴의 시간을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이제야 나만의 온전한 휴식이 주어졌다. 친정에서 돌아오자마자 이른 저녁 식사를 끝내고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수목원으로 향했다.


가을밤의 운치가 절정인 수목원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처럼 시선이 닿는 곳마다 가을 정취가 뚝뚝 떨어지는 듯했다. 감성에 취해 숲길을 걸으면서 하늘을 힐끔힐끔 올려다봐도 달이 보이지 않아 포기하고 돌아서려는데 나무들 사이에서 희미하게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 숲 속에 나무들이 키가 너무 커서 달을 가리고 있었던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숲을 뱅글뱅글 맴돌았던 것이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달을 뚫어져라 쳐다보면 묘한 기운이 감돈다. 어렸을 적에는 보름달을 보면서 별 생각을 다했다. 처음엔 하늘에 동그랗게 구멍이 뚫려서 빛이 새 나오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저 하늘 너머에는 다른 세상이 있을 것이라는 발칙한 생각을 했었다. 또 궁금한 건 왜 그리 많았는지...


‘달은 내가 서 있는 곳에 하나뿐인데 어째서 다른 나라, 다른 지역에서도 하나라는 걸까? 달은 도대체 몇 개일까? 달은 정말 하나일까? 이 달이 그 달이라면 분신술로 달 하나가 여러 개로 쪼개져서 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있는 걸까?...’

아무리 과학 시간에 공전과 자전에 대해 공부해도 그것과는 별개로 이런 엉뚱한 생각을 했었다.


어둠을 밝히는 달은 진리와 생명력의 상징이다. 평등하게 이 세상 어디든 비춘다. 하나이면서 전체를 비추는 위력 때문일까, 문학작품에서 보름달은 임금을 상징하기도 한다.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광대무변廣大無邊한 허공 위에 하나의 진리를 전체에게 설파하니 가히 보름달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으며 보름달을 닮고 싶지 않을 수 없다.


늘 보름달을 볼 때마다 뭔지 모를 끌림이 있다. 아니 끌어당김이 더 정확한 표현일지 모른다. 내가 너를, 네가 나를 간절히 바라보는 이 느낌은 뭘까?

KakaoTalk_20210922_213944858_08.jpg
KakaoTalk_20210922_213944858_06.jpg
KakaoTalk_20210922_213944858_02.jpg
# 보름달 / 2021. 9. 22. punggyeon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