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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경 May 08. 2022

거울

나는 거울입니다 

    

계절을 비추고

삶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거울에 비치는 

모든 것이 나입니다

      

사랑하는 이가 나이고

미워하는 이가 나입니다 

     

거울 앞에 

우두커니 서있는

나를 잊으면


나는 맑은 거울이 됩니다  


/     


"나는 대지大地이고 싶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수용하는 어머니의 너른 품 같은 대지大地이고 싶습니다. 대지大地에서 피어나는 꽃처럼 나의 대지大地에도 삶은 피어납니다. 피어나는 모든 것들은 모두 나의 화현化現입니다. 크고 작은 것도 없고 잘나고 못난 것도 없습니다. 비교할 대상이 없습니다. 대지大地는 그저 모든 것을 평등하게 품고 온전하게 사랑합니다."


따사로운 봄 햇살을 맞으며 숲길을 걸었다. 자애로운 봄바람까지 불어왔다. 인적이 드문 숲 안쪽 길 벤치에 앉아 지그시 눈을 감고 오가는 바람을 느끼고 소리를 느끼며 봄을 즐겼다. 눈에 들어오는 생명들-이름 모를 저마다의 봄꽃과 나무들, 하늘을 나는 새와 땅을 디디고 사는 짐승과 벌레들-과 눈맞춤하며 크고 작음, 듬직하고 초라함 등의 단어로 견주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일이었다. 그 자체로 저마다 아름답고 존귀한 존재였다.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들은 모두 그렇다.     

# 거울 / 2022. 5. 8. pung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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