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이 신지 감독의 이사를 보았습니다. 이사는 한 가족이 이혼을 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아이의 혼란한 마음을 담은 작품입니다.
처음 아이는 현실을 인정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시 부모님이 재결합하기를 원하게 되죠. 하지만 그것은 결국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부모님이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알아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내면의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 내면의 여행 속에서 아이가 느끼는 슬픔을 떠나보내기까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아이는 길고 긴 여행 끝에 현실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총명하고 아름답던 아이의 눈빛은 어느새 깊고 어두워졌습니다. 삶의 어둠과 슬픔을 깨달아 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아이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했을 아이에게 들이 닥친 갑작스런 이별은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삶에서 상실과 이별이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것이겠죠.
아이가 상처받지 않기를 바랐지만, 아이의 마음은 상처가 훑고 지나갔을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아이는 자라나게 되겠지요. 영화를 보면서 아이의 마음과 누구보다 가까워졌던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을 겪었는데요. 영화를 볼 때마다 그 순간이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아이의 연기는 정말로 뛰어났습니다. 일반적인 아역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와는 다르게 그 눈빛과 태도에서 어엿한 어른의 모습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영화는 어쩌면 이 어린 배우에게도 상실과 아픔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성숙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름답고 섬세한 영화였습니다. 아이의 내면의 여정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관람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영화가 말하는 건 아이를 아이로 보지 말고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봐줄 것을 당부하는 듯합니다. 많은 어른들이 그렇게 아이들을 존중하게 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