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흰'은 소설 같기도 하고, 수필 같기도 하고, 시 같기도 하다. 이 소설의 공기가 아련하고, 아릿하면서도 참 좋다. 이 소설은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떠올린다. 아니 태어났지만, 살아남지 못한 아이에 대한 아픔이 내내 맴도는 소설이다. 소설을 읽으면 그런 아이들을 떠올려 봤다. 태어나는게 고통이라 생각하던 날들을 떠올리면서, 세상에 태어날 기회조차 받지 못했던 아이들을 떠올리면, 나의 이런 말들이 죄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세상의 아픔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흰은 하얗고 순수하고 깨끗함을 뜻하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없음을 무를 뜻하기도 한다. 또한 백의 민족이라는 우리 역사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그 안에는 한의 정서라는 것들도 있다. 이 소설은 해석하기 보다 받아들이며 읽었다. 소설의 말미에 도달했을 때. 깊은 여운이 남았다. 아프고 슬프고 정겹고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글을 읽으며 생각했던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음은 어떠했을가하고 말이다. 얼마나 아프고 슬프고 외롭고 두려웠을지 나의 마음과 머리로는 감히 생각할 수 조차 없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