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아 메모장에 생각날 때마다 목록을 적어 내려갔던 것이 불과 얼마 전인데 습하고 더워진 날씨에 맞춰 먹고 싶은 욕구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하지만 허기를 느끼는 몸은 무언가 넣어달라 아우성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간단히 바로 먹을 수 있는 게 뭐 있을까 생각해 본다. 집에는 두부... 두부가 있고... 두부가 있네. 라면이라도 사갈까 싶었지만 먹고 싶지 않고 요거트고 뭐고 꺼내서 담는 것도 지친다. 결국 빈손으로 집에 도착해 냉장고를 열어보니 소이라떼를 만든다고 사둔 두유가 보여 작은 잔에 따랐다. 마트에서 급하게 산 거라 무가당이 없어 그중 가장 당분이 적은 걸 고른 건데, 마셔보니 역시 당이 조금은 들어가야 맛있구나. 두유를 마시고 보니 급격하게 허기가 져 역시 라면이라도 사 올 걸 그랬나 후회했지만 곧, 벌떡 일어나 냉동실을 연다. 오랜만에 만난 얼굴, 헤어지는 길 내 손에 만두며 찐빵이며 도넛까지 주렁주렁 들려주었던 게 기억난 것이다. 정작 집에 돌아와서는 지쳐 고스란히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스티로폼 팩을 열어 새우만두를 꺼내 물을 조금 부은 프라이팬에 데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집안 가득 달콤하고 고소한 만두 냄새가 퍼진다. 만날 때마다 늘 입에 무언가 넣어주고 싶어 하고 돌아갈 때면 양손 가득 먹을 걸 쥐여주는 걸 보고 늘 조금 귀엽다고 생각했었다. 따뜻해진 새우만두를 먹으며, 그 마음이 바로 사랑이었구나 결국 우리 모두를 구원할 것이라는 그 사랑 알지도 못하는 먼저 죽은 사람들이 생각나 눈물을 흘리게 하는 그 사랑. 굶지 않게,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려는 그 마음으로 만드는 음식이 따뜻하지 않을 리가. 너무 당연히 순리대로 흘러가고 있는 이야기들을 이제야 아주 조금 이해한 것 같다. 밤 12시에 그 마음을 꺼내 먹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