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는 필름 카메라를 들고, 한 손에는 폰 지도를 켜고 광화문 한복판에서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길을 찾고 있자니 마치 여행객이 된 기분이었다. 다른 곳도 아니고 파이낸스 센터를 찾느라고 이러고 있는 게 여행자와 다를 바 무언가.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고 있고, 파이낸스 센터가 어딘지도 알고 있다. 하지만 고질적으로 이 둘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것이다.(어딜가나 마찬가지)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만 가득한 틈에서 길을 잃은 사람은 나 하나뿐인 듯 했다.
보려고 했던 것을 찾았고, 무엇을 예상했는지 모르겠지만 예상과 달라 고개를 조금 갸웃거렸고, 일단 잘 모르겠어서 근처 텐동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텐동 집인데 어째서인지 카레가 먹고 싶어 주문했고, 한 입 먹자마자 한국인의 유전자에 깊게 박혀있는 오뚜기 노란 카레 맛이 나서 조금 흠칫했다. 이 노란 카레를 얼마만에 먹어보는 걸까.
직원들은 분주했고 카운터석은 혼자 앉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카레를 먹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집에 돌아와 죽은 듯 잠들었고, 아침에 고양이가 발톱으로 턱을 하도 긁어 깨어나 보니 8시였다.
고양이는 새벽 5시에 아침을 먹자고 하니, 나를 세 시간이나 깨운 셈이다. 발톱에 힘이 들어간 것도 이해가 간다. 수요일, 그리고 목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