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싱글이 된 이후로, 많은 주변 지인들이 '재혼'이나 '연애'를 권했다. 아직은 젊은 30대 초반의 나이에 혼자가 되어 장장 십 년을 싱글로 버티고 있는 내가 걱정스러운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리라.
"아직 젊어. 너만 생각해"
"그냥 즐겨. 생각 없이 만나도 돼."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만나야 하지 않을까?"
"요즘 시대에 돌싱이면 부럽지. 재혼은 선택의 문제고, 연애는 필수 아냐?"
.....
글쎄... 연애나 재혼에 대해서는 딱히 한 마디로 답을 못하겠다.
결혼을 한 번 해봤다고 해서, 남녀관계에 대해 도가 튼 것도 아닌 데다가, 징하게 힘든 결혼 생활과 이혼 후유증도 겪어봤기에 함부로 재혼이라는 허들을 다시 겪고 싶지도 않다. 그렇다고 뭐 시간이 남아 돌아서 심심해서 재미로 연애를 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딱히 누군가가 필요하지도 않다.애초에 비혼인 분들도 계시는데, 돌싱은 비혼을 선언하면 안 되는 건가?
"그까짓 결혼, 몇 번을 하든 상관은 없지만, 이번 생은 그냥 좀 조용히 살랍니다."
이게 지금의 나로서는 최선의 대답이다. 이런 상태를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 할까? 진공에 뜬 채로 완벽한 구 속에 갇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게 되었다고 하면 조금 이해가 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