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첫 생일 선물
며칠 전, 생일 쿠폰을 쓰러 유명 도넛 가게인 던*에 갔다. 매년 내가 사용하는 통신사에서 고맙게도 생일 쿠폰을 준다(실상 내가 내는 돈이 더 많...). 아무튼 나는 여러 선택지 중, 항상 던*을 고른다. 주말마다 점심 대신 커피와 디저트를 먹으며 책 읽는 게 한 주의 낙이기 때문이다.
생일 쿠폰으로 주는 것은 아메리카노&도넛 세트이다. 문제는 이게 아메리카노만 아이스와 핫 둘 중 하나만 선택이 되고, 도넛은 오직 하트 모양의 듀얼 필드 도넛(필드는 바바리안과 딸기잼)이라는 점이다. 기억으론 3년 이상 매년 이 도넛만 준다. 매장에 가서 다른 도넛으로 바꿔 달라고 말해 본 적도 있지만 절대로 안 된다고 한다(우리 동네만 그럴 수도 있다).
이번엔 먹다가 문득 의문이 들었다. 왜 하필 이 도넛일까?
1. 생일이라서 선물의 의미로 ‘하트 모양’의 도넛을
주는 거다.
- 선물이면 바꿀 수 있게 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2. 나 빼고 대국민(?) 투표를 진행했다.
- 마침 옆 자리 꼬마가 하트 딸기 먹겠다고 외치며 진열대로 뛰어갔다. 이거 인기 도넛인가?
3. 도넛 가게에서 어마어마한 시간과 개발비가 들어간 도넛인데, 잘 안 팔려서 통신사와 제휴하면서 판매 증진을 이끈 것이다!
- 어릴 때부터 음모론을 좋아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드디어 도넛을 반 갈라서 한 입씩 먹었다. 그런데 지난 세월과 달리 이날따라 도넛이 맛있었다! 두 가지 맛이라 번갈아 먹으니 다 먹을 때까지 질리지 않았다. 거기다 위에 올라간 토핑 때문에 씹는 맛까지 있었다.
다 먹고 나서 든 생각은 이랬다. 사실 이 도넛은 두 업체에서 생일인 사람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고민고민해서 걸정한 건지도 모른다! 어쨌든 일찍 받은 생일 선물 덕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