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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Feb 27. 2022

근황 토크

(아무도 궁금하진 않지만) 아무쪼록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 두 번째 브런치 북을 발간합니다.

  22년 1월에 세운 목표 하나를 클리어했습니다. 작년 봄인가부터 시작했던 짧은 시, 짧은 글을 모아 그림을 덧붙여 책으로 엮었는데요. 욕심껏 만들진 못했지만 완성한 것 자체에 기쁨을 느낍니다. 글은 틈틈이 썼으나 그림이 문제였습니다. 사실 중간엔 그림 괜히 그린다 했나 후회도 여러 번 했습니다. 실력도 없으면서 욕심만 많으면 꼭 이렇게 되더군요. 게다가 2월 초에 갑자기 일신상의 이유로 변화의 한가운데 정신없이 허둥대느라 아예 마무리하지 못할 것 같아 솔직히 우울하기도 했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소위 퓔 받은 오늘 완성된 글에 곁들일 그림, 표지 등을 마무리해서 발간했습니다. 꼭 하고 싶은 말은 다 담은 것 같긴 하지만 못다 한 말이 있는 것도 썩  괜찮습니다. 어차피 우리의 인생은 계속되니까요.



#. 아이패드가 고장 나기 일보직전입니다. 

  17년도에 샀던 아이패드 프로 10.5인치. 그동안 참 잘 썼습니다.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영상, 노래, 웹서핑, 그리고 업무까지 못한 것이 없는 능력자였지요. 특히 아이패드 정품 키보드인가요? 남편이 세트로 샀던 키보드는 키감도 좋고 휴대도 편해 참 좋았습니다. 한데 몇 주 전부터 인식이 되지 않더니 요새는 자주 먹통이 됩니다. 새벽녘, 혹은 동틀 무렵, 거실에서 조용히 글을 쓰기엔 아이패드가 딱인데 곤란하게 됐습니다. 최근 쓰고 싶은 '집밥 연구소' 글을 양껏 못 쓴 이유 중에는 이놈의 아이패드 몫도 상당합니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자니 이래저래 돈이 나갈 것 같아 진지하게 노트북이나 아이패드 업그레이드를 고민 중입니다.



#. 커피는 끊지 못했고 라면은 딱 두 번 먹었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조회수가 높고 관심이 뜨거웠던 글이 바로 '라면'과 '커피'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모두 건강상의 이유로 두 녀석을 '금하겠다'는 결심이 있었던 글인데요. 사실, 커피는 하루에 한 잔 미만으로 먹고 있고 (도저히 줄일 수가 없어요. 미치겠네요. 대신 한 잔을 넘기진 않아요.) 라면은 한 달 반 정도 참다가 최근에 직장 옮기고 스트레스 지수가 너무 치솟아 그만 두 번 먹었습니다. (양심 고백입니다.) 대신 진라면 순한 맛 한 개를 끓여 반 만 먹었습니다. 짭짤한 국물 후루룩 마시니 자극적인 맛에 위가 반응하더라고요. 다시, 한 달은 안 먹으려고 합니다. 부디, 그럴 수 있게끔 스트레스가 될 만한 일들이 사라지길 바라봅니다.



#. 출간 제의를 받았'었'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이긴 하나, 출간 제의를 받았었습니다. 과거에 과거를 덧대는 이유는 사실 '거절'을 했기 때문입니다만 출간 제의를 받고 며칠 동안만큼은 정말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수락하여 원고를 쓰고 그 책이 출간되었다면 어쩜 전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직 그만큼의 역량도 자신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내 삶이 활자가 되어 전국에 퍼질 수 있다는 사실은 짜릿하기는 하나 저에겐 어쩐지 두렵기도 합니다. 은둔형 작가이고 싶은 소심한 마음이 자꾸 브레이크를 거네요. 그저 지금은 언젠가 다시 올 수 있는 기회를 그리며 부지런히 매일을 기록하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조금씩 나아갈 연습을 하면 마음에 근육이 생길 수 있겠지요? 그러면 언젠가 광화문 교보문고(꼭 광화문이어야 합니다!!)에 제 책을 볼 날이 오겠지요?



#. 불안을 다스립니다.

  성격과 기질은 타고난다는 오은영 박사님의 말이 매일 맴도는 요즘입니다. 불안합니다. 미치겠어요. 몇 개의 글에서 표현했지만 도통 이놈의 '불안증'은 나아지질 않습니다.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도 되지 않는 데다 아이가 곁에 있어 마음 들여다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조금 나은데요. 아이가 8시부터 잠을 자서 겨우, 시간이 생긴 덕입니다. 오늘 설거지하다가 문득 생각했습니다. 나처럼 일상에서 사소한 불안을 겪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지 않을까? 하고요. 그러면 내 '불안'을 기록해볼까? 하고요. 그런데 너무 지질한 내면을 드러내야 해서 용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글로 직면할 수 있을까요? 아직은 저도 제 마음을 잘 모르겠네요.



별것 아닌 일상을 그러모았습니다. 저는 이렇게 살고 있고 앞으로도 큰 변화 없이 살아갈 것 같습니다. 제 글을 꾸준히 읽어주시는 당신도 평안하게 잘 지내고 계신가요?  부디 그러하길 바랍니다.



Photo by Annie Spratt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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