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녕 May 18. 2024

자유시간은 1시간

그리고 온갖 잡생각들. 

사실 1시간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아직 많이 놀아줘야 하는 딸 때문에

정말 이른 아침이나 

아주 늦은 밤을 제외하고는

나만의 시간을 갖기가 어렵다.


오늘 아침엔 

일찍 눈이 떠져서

이불속에서 뒹굴다가 몰래 빠져나왔다.

아마 아이가 눈을 뜨면 다시 잠들 9시까지 

나만의 시간은 1분도 갖지 못할 것이기에.


드립 커피 한 잔 내리고서는

뭐라도 쓰려고 자리에 앉았다.

여유가 없으니 글쓰기에 스릴이 있다.

마치 마감을 앞둔 작가의 마음,

시험 종료를 앞둔 수험생의 마음이랄까.


언제 깰지 모르니

자꾸만 긴장하며 

글을 쓰게 된다.

부러 켜 놓은 재즈 음악이

빨라지는 심장 박동을 간간히 조절해 줄 뿐이다.


오늘은 '레몬 사탕'에 연재되는 

소설 중 한 꼭지 (소은의 이야기)를 적을 것이고

내일은 드디어 '내가 만난 아이들' 이야기를 적을 것이다.

일기와 소설사이라는 매거진에 연재되는 은수의 이야기도

오늘, 내일 안에 쓸 예정.


참, 이건 그냥 사는 이야기인데

천방지축, 천둥벌거숭이 1학년 애들과 진행하고 있는

독서 수업이 굉장히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샘 수업 때 가장 분위기가 좋고, 애들이 참여를 잘해요."

"선생님은 긍정적이시잖아요. 그 게 힘이 돼서 애들이 무례하게 안 해요."

라는 말을 듣고 힘이 불쑥 솟았다.


"선생님 수업, 그리고 체육 수업을 애들이 제일 잘 들어요."라고 말해주는데

진짜 고맙고, 감동이고. 

국어와 체육은 극과 극에 있는 과목인데

아이들을 사로잡고 있는 

내 교과의 힘이 무엇일까, 가만히 생각해 봤다.

어제 체육대회 때, 잠시 대기하며 한 여학생과 수다를 떨며

들은 이야기다.


다른 친구들과 이미 한 뼘 정도는 더 큰 그 아이와 이야기하다가

선생님 될 생각이 있느냐는 말에

아무도 절대! 선생님은 안 할 거라고,

이런 아이들 가르치다가 자기는 그만둘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들에게 웃으면서

대꾸해주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은, 아이의 현재를 보는 사람이 아니라

그 아이의 내면에 있는 가능성과, 그리고 미래를 그리는 사람이 아닐까 하고.


그런 생각을 하니

문득

이 시절에 선생님으로 살아가는 게 꽤, 멋진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런데 이러면 안 되는데.

나는 딱 10년 후에는 명예퇴직을 할 건데.

왜 이렇게 진심인 거냐고,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했다.


벌써 6시 10분.

평소 6시 30분만 되면 일어나는 딸이다.

부지런히 소은이의 이야기를 쓰자.


어서! 

매거진의 이전글 소설을 씁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