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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ll Scott | A Long Walk
페미니즘을 지향하지만 주변에서 인정해 주지 않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계속해서 이야기하면 그 사람들도 '나는 비슷하게 생각하는데, 그럼 내가 틀린 게 아닌 건가?'하고 힘을 받을 수 있단 말이에요.
-멜랑콜리아, '페미니스트가 된 남자들'
"페미니즘을 한마디로 정의할 자신은 없지만, 저는 페미니즘이야말로 휴머니즘을 가장 섬세하고 급진적으로 확장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백인-남성-어른이라는 협소하고 한정된 존재만을 인간으로 간주하는 휴머니즘을, 비백인 여성 아이 등으로 확장하는 이상적인 휴머니티로 변화시키는 것 같아요."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 먹는, 그런 게 보통 남자 같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이 굉장히 다양하게 있고, 아름다운 것들이 여럿이 있더라고요. 성적인 관계가 아니라 친밀한 사람, 동료로 봤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페미니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가 남성 청년들에게도 왜 페미니즘이 필요한 것인지 장기적으로 설득 작업을 해야 된다고 봐요. 무엇보다 '당신의 어려움, 군대 문제, 취직 문제가 페미니즘 때문이 아닙니다'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어요."
"가부장적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용감한 아빠들이 돌봄의 현장 속으로 참여하기 위한 정치적 권리로서 감동받을 권리를 함께 요구할 수 있다고 봐요. 이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전 사회적인 노동시간 단축과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수도 있고요."
"어떤 경험을 했다고 꼭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하게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꼭 그런 경험이 있어야만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제 경우에는 오히려 '어떤 경험'이 없다는 것 자체가 제가 그런 경험을 할 필요가 없는, 수혜를 받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 것 같아요."
"사회가 이야기하는 이상적인 남성성 모델이라는 건 자연적인 욕망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성돼온 건데, 전혀 추구가 불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놓고 모두에게 강요하고 있어요. 결국 남자들도 기득권에 속고 있는 거죠."
"여성성이라는 것도 여성으로 태어났다고 당연히 가지는 혹은 가져야만 하는 정체성이 아닐 수 있는 거예요. 각각의 존재와 맥락 속에서 외부와 관계하면서 획득하고 도달해야 하는 거죠."
혹여 자신이 페미니즘을 지향함에도 주변의 반응이 두려워 숨겨야 했던 사람이 있다면
반대로 주변의 반응이 좋지 않아 자신이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게 맞는 건지 혼란을 느낀 적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잘못된 게 아님을, 오늘도 어딘가에서 모두의 행복을 위해 묵묵히 자신만의 방법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또한 페미니즘에 대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든,
평등과 평화의 가치를 긍정하는 입장이라면
남성 페미니스트의 이야기여서라기보다,
우리가 아직 귀 기울여 듣지 못한 이웃의 목소리가 여전히 많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내게 [페미니스트가 된 남자들]은 평소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남성으로서의 삶, 남성의 정체성이 아닌 삶,
그리고 남성 페미니스트의 삶이 어떠한지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알아가야 할 다양한 삶들이 참 많다.
내가 이웃에 관심을 갖는 만큼 더 많은 삶들이 보일 것이다.
나와 동시대를 사는 모든 이웃들이 오늘 하루 좀 더 행복해지길,
책을 덮으며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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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ll Scott | A Long W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