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4. 따뜻한 커피와 함께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 한 그릇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위로가 되는 순간도 없습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온전한 끼니조차 챙길 수 없는 당신에게. 매주 금요일 소소한 한 끼를 들려드릴게요.
인생, 음식. 소소한 이야기 한 그릇.
간단하게 끼니를 때워야 할 때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인 ‘샌드위치’. 종류도 다양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특히 바쁠 때에는 손이 가곤 하죠. 빵에 따라서 속재료에 따라 그 맛도 천차만별인데 오늘 유독 생각나는 샌드위치가 있었습니다. 바로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인데요, 일반적인 샌드위치와 가장 큰 차이점은 달걀물을 입히고 빵가루를 묻혀 튀겨내듯 구워냈다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재료도 간단하고 조리과정도 복잡하지 않지만 잘 만들어내면 그 어떤 브런치카페도 부럽지 않습니다. 주로 딸기잼과 햄, 치즈를 사용해 만드는데요 이 재료들의 궁합도 두 말할 것 없죠.
바쁜 와중에 식빵의 가장자리를 잘라내고, 달걀물과 빵가루를 입혀 구워낼 필요가 있냐고 물어보시면 할 말은 없지만 왜 그런 날 있잖아요. 별 거 아닌데도 왠지 제대로 한 그릇 만들어 먹고 싶은 그런 날이요. 간단한 재료지만 조금 더 그럴싸하게 식탁 위에 차려놓는 그 기쁨이 주는 위안을 받고 싶었던 날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재료: 식빵 3장, 치즈 4장, 슬라이스 햄 4장, 딸기잼, 달걀 3개, 우유 150ml, 소금 1/4큰술, 버터, 빵가루
1. 식빵 테두리를 자른다.
2. 빵 한쪽 면에 딸기잼을 골고루 펴 바른다.
3. 딸기잼 위에 치즈 1, 햄 2, 치즈 1장을 차례로 올려준다.
4. 다시 빵을 올리고 잼, 치즈, 햄, 치즈를 올려준다.
5. 달걀을 풀 때 우유를 넣어 섞어주고 달걀-빵가루 순으로 빵에 묻혀준다.
6. 버터를 두른 팬에 네 면을 돌려가며 노릇노릇하게 구워 4등분으로 잘라낸다.
단짠단짠에 바삭함까지 어우러진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 완성!
여러분들은 샌드위치를 드실 때 어떤 음료를 선택하세요? 어렸을 땐 당연하게 우유에 손이 갔던 것 같은데 요즘의 저는 항상 커피를 선택하는 것 같아요. 그것도 따뜻한 아메리카노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 쓴 맛의 커피를 왜 먹을까.’ 도통 이해가 가질 않아서 커피를 마셔야 한다면 달고 단 커피만을 고집했었거든요. 그때 이런 이야기를 들었었어요. “아직 인생이 쓰질 않구나?”
그런데 이제는 그 말이 뭔지 알 것 같아요. 인생이 쓸수록 술과 커피가 맛있어지는 것 같다는 그 이야기에 전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런 어른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걸 쉽게 이해하게 되는 제 자신에게 한편으로는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세상살이가 다 그런 거라면 그냥 받아들이는 게 마음이 편한 것 같기도 해요. 제 몸이 술을 거부하듯 카페인 때문에 커피를 드시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겠죠. 그리고 하루에도 몇 잔이나 커피를 드시면서 버티는 분들도 계실 거고요. 이렇든 저렇든 우리의 하루하루가 너무 고단해지지 않길 인생음식이 바라고 또 바라겠습니다.
오늘 저녁, 따뜻한 커피와 함께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