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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읖 Sep 24. 2020

[차분(茶分)한 시간, 보리차] 05. 생강차

환절기 면역력을 지키는 한 잔

올해는 유독 건강에 많은 신경을 쓰게 됩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는 건 물론 언제나 바라는 일이고 좋은 일이지만, 아프면 안 된다는 생각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다가올 정도예요. 기침을 조금만 해도, 평소보다 체온이 조금만 높아도 겁부터 나는데, 아무리 조심한다고 하지만 끝날 기미 조차 보이지 않는 이 상황에 슬슬 지쳐가는 것 같습니다.  
이런 와중에 시간은 잘도 흘러서 높고 새파란 하늘에 설레고, 제법 선선해진 바람에 기분이 좋아지는 가을이 왔습니다. 시간이 참 무심하게 흘러간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렇게 힘든 와중에도 흘러갈 것은 흘러가는 게 이치라면 이 힘든 시간도 언젠가는 지나가겠죠? 파란 하늘을 보면서 너무 소중해져 버린 당연한 일상이 다시 돌아오길 바라게 되는 하루입니다. 


 



저는 4계절 중 가을을 제일 좋아합니다. 더운 것보다는 추운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더위를 정말 많이 타는데, 여름 내내 지쳐있던 몸과 마음을 선선한 가을바람이 달래주는 것 같거든요. 거기에 따라 하려고 해도 따라 할 수 없는 높고 파란 하늘, 서서히 물들어가는 단풍들을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마음이 편해지고 괜히 기분이 좋아진달까요? 

이렇듯 기분 좋은 계절이 다가왔지만 저는 한 가지 걱정이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기관지나 편도 등 목과 관련된 기관들이 계절 변화에 너무나 민감해졌거든요.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목을 많이 써야 하는 일을 하다 보니 그렇게 싫어하던 병원과 약을 달고 살게 됐고요. 공기나 환경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목을 많이 쓰는 데다가 다른 사람에 비해 유독 기관들이 예민하다고 하더라고요. 그저 조심하고, 증상이 나타난다 싶으면 병원에 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어서 속상하지만 말 그대로 다른 방법은 없어서 평소에 목에 좋은 차를 찾곤 합니다. 그래서 오늘 보리차에서 소개해 드릴 생강차는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제가 자주 마시는 차 중 하나거든요. 저처럼 환절기에 고생하시는 분들이라면 생강차의 효능을 꼭 기억해주세요.





흔히 ‘생강차’라는 단어만 들어도 인상이 찌푸려지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사실 저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김치 양념 등에 들어갔을 땐 그래도 괜찮은데, 생강차나 편강 등으로 먹게 되면 특유의 알싸한 향이 좀 거부감이 들었어요. 저는 매운 음식을 참 좋아하는 편인데 이상하게 생강의 향은 그리 좋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이런 알싸하면서 쌉싸름한 생강의 맛은 면역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진저롤, 쇼가올 같은 항산화 성분 때문인데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고, 특히 열을 가하면 이 성분의 효과가 10배나 강해진다고 해요. 그래서 흔히 감기 초기에 생강차를 마시라고 합니다. 염증과 가래를 없애주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래요. 또 생강차는 몸의 염증을 가라앉힐 뿐만 아니라 구역질을 진정시키고 몸의 경련을 완화시켜 줍니다. 다른 음식들의 소화를 촉진시키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멀미 예방에도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해요. 한 연구에 따르면 멀미약을 복용한 사람들보다 생강 두 캡슐을 먹은 사람은 멀미 진정 효과가 2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또 과격한 운동을 한 뒤 생강차를 마시면 통증이 완화되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막연하게 몸에 좋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렇게나 다양한 효능이 있다니 앞으로는 더 신경 써서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많은 효능을 갖고 있다고 해도 먹기 싫은 것을 억지로 먹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죠. 그래서 저처럼 생강 특유의 향에 민감하신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차가 있습니다. 바로 아마드티의 ‘레몬앤진저’인데요. 말 그대로 레몬과 생강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데, 상큼한 레몬향 때문에 생강 향이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특히 레몬은 비타민 C가 풍부해서 감기에 좋은 걸로 유명하잖아요? 알싸한 생강과 레몬의 향긋함이 꽤 잘 어울려서 거부감 없이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차니까, 평소 생강차가 마시기 힘든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일교차가 심해서 힘들기도 하지만 이 좋은 계절은 항상 아쉬움을 남기고 금방 지나가버리거든요. 올해는 더더군다나 이 좋은 날을 만끽할 수 없을 테니 벌써부터 아쉽지만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생강차 한 잔과 함께하며 건강하게 가을을 보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께서도 건강하게 이 환절기를 잘 넘기시길 바랄게요.




'차분(茶分) 한 시간, 보리차'는 보리차처럼 일상적이고 친근한 이야기를 나누며 차분한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차와 함께 하는 일상과 추억, 더불어 차의 효능과 역사 등 차와 관련된 모든 것이 주제입니다.


'차분(茶分)한 시간, 보리차'는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팟캐스트로도 만날 수 있습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5381/clips/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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