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퍼플수니 Jun 24. 2024

엄마는 나의 벤츠야.

7살 난 딸아이는 아직도 잘 발음하지 못하거나 엉뚱하게 말하는 단어들이 있다.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사장님이라고 부른다거나, 도대체를 도체라고 말하는 것 외에 코끼리를 코끼기라고 얘기한다거나 하는 것들.


얼마 전 날이 좋아 등원 전 아이와 자연물 탐색도 하고 같이 뛰어놀겸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 색깔 보도블럭 위를 징검다리 건너듯 뛰어 놀며 용암 놀이도 하고 처음보는 예쁜 꽃이 보이면 "네이버야 부탁해!"를 외치며 꽃도 찾아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한참을 뛰어 놀다가 스쿨붕붕이로 버스 위치를 확인 후 곧 도착하는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쭈그려 앉아 있는데 아이가 폴짝 내 무릎 위에 뛰어 앉으며 말했다.


"엄마는 나의 벤츠야."


벤치를 벤츠라 말하는 아이의 귀여운 말실수에 또다시 듣고 싶어 뭐라고?하며 되물었더니 다시 또박또박 말해준다.


"엄마는 나의 벤츠라고. 벤-츠-"


내가 아이의 벤츠라니. 귀여운 말실수치고 뜻도 좋아 괜스리 웃음이 났다. 내가 웃으니 기분이 좋아보이는지 아이는 내 얼굴을 두 손으로 움켜지고 볼에 뽀뽀하며 묻는다.


"엄마, 엄마가 내 벤츠여서 좋아?"


"응. 엄마가 네 벤츠여서 좋아."


"그럼 평생 내 벤츠 시켜줄게."


나는 아이의 우주인 줄 알았는데 벤츠다.

이전 07화 엄마! 오늘은 어떤 좋은 일이 생길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