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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여금 Jan 29. 2024

YOUTHFUL

프롤로그

청춘은 찬란함이고 반짝거림 일수도 있겠으나, 나에게 있어 청춘은 불안함이고 흔들림 그 자체였다.
Photo by. 하여금


청춘은 막연했던 상상보다도 지독히 짧았고 찰나의 순간처럼 스치듯 지나갔으나, 국민학교 3학년 때 촌지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뺨을 때리던 담임교사만큼이나 강렬하고 아프게 기억 속에 남아, 평생을 흔들었다.


순수했던 만큼 무모했고, 무모했던 만큼 조심성 없이 날카로운 칼날들이 심장 여기저기를 헤집어 놓는 줄 도 모르고 움츠릴 겨를조차 없이 멍하니 나를 할퀸 채 흘러갔다.




불처럼 강렬했던 그 시간들이 순식간에 잦아들고 나니, 외딴섬에 떨어진 듯 아이와 나만의 작은 섬이 생겨났고, [나]는 사라진채 퍽 환상 가득한 긴 꿈을 꾸고 깨어난 것 같은 착각조차 들곤 했다.


나에게도 그러한 순간과 시간들이 있었구나.


죽을 듯 아팠고, 미칠 듯 행복했던.

그리고 사랑했고, 이별에 세상을 잃은 듯 통곡했던.


어린 시절의 결핍과 불안을 억누르고 감추며 세상에 내던져진 채 어떻게든 밥벌이를 하며, 기를 쓰고 살아내야 했던 안쓰러운 그 청춘이.


허나 다듬어지지 않았기에 더욱 반짝반짝 빛이 났고, 무모했기에 또한 가득히 아름다웠던.




좋았던 기억 정도만을 남긴 채 잊고 지냈던 지난 여행사진을 꺼내 들춰보듯 나의 젊은 날. 그 추억의 페이지를 조심스럽게 들춰볼까 한다.

이불킥 하며 숨어버리고픈 부끄러운 사진들도 다시금 발견하겠지만, 그때의 그 모습까지도 나로 받아들이고 사랑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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