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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민 Aug 17. 2022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초보자 배려에 특화된 스쿠버 다이빙 

첫걸음을 떼던 날, 처음 두 발 자전거를 탔던 날, 학교에 입학했던 날, 처음 출근한 날.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고 우리는 모두 처음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응원과 배려를 받을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처음은 미숙하고, 어리숙하고 짜증 나고 답답한 대상으로 인식되어버렸다. 


스쿠버다이빙은 초보자 배려에 특화된 레포츠다. 다이빙을 시작하기 위한 첫 자격증 과정, 오픈워터 과정은 본인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함께 다이빙하는 사람들의 배려가 자격증 취득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초보자가 한 명이라도 껴 있으면 모든 다이버들의 신경은 초보자에게 꽂힌다. 모두가 바닷속 생물을 구경하고 있는데 초보자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다면 말없이 손을 잡아 구경할 자리를 만들어준다. 장비가 제대로 채결돼있지 않으면 면 말없이 다가가 장비를 채결해주고 점검해준다. 다이빙 레벨이 높거나 익숙한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바로 뒤에서 알게 모르게 초보자를 케어해준다. 


다이빙할 때 공기통에 있는 공기는 200 게이지(보통 '200 바'라고 부른다). 개인마다 다르지만 보통 40분 정도 다이빙을 할 수 있다. 내 공기가 많이 남았더라도, 함께 다이빙하는 팀 중 한 명이라도 공기가 부족하면 모두 다이빙을 종료하는 것이 다이버의 기본적인 배려다. 긴장을 많이 하는 초보는 숨을 빨리 쉴 수밖에 없고, 공기 소모량이 많다. 하지만 초보자가 공기를 빨리 소모해 20~25분 만에 다이빙을 종료하고, 배 위로 올라와도 누구도 탓하거나 불평하지 않는다. 모든 다이버는 누구나 초보였고, 미숙했고, 누군가의 배려를 받으며 지금의 경험과 스킬을 쌓았기 때문이다. 


"괜찮아요. 처음이잖아요"


세상 그 누구도 처음이 없는 사람은 없다. 언제부터인가 처음이라 서툴다는 것이 변명이 될 수 없는 세상 속에서 살고 있지만 언제나 처음 바닷속 함께 했던 사람들을 생각한다. 처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바다처럼 넓고 깊은 배려를 내어준 사람들. 세상이 바닷속 안에 있다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이버라면 우리는 조금 더 따뜻한 세상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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