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방귀 VS 몸에 나쁜 방귀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 때문에 소나 돼지 등 가축의 방귀나 분뇨를 통해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줄이고자 전 세계가 애쓰고 있다. 가축 방귀를 줄이는 백신, 사료 등이 개발되고 있지만 역부족인 듯하다. 오죽하면 가축 방귀에 세금을 물리겠다고 하겠는가. 이는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다. 가장 좋은 해법은 육류 섭취를 줄이는 것이 가축이나 사람, 지구를 살리는 첫걸음이다.
소의 트림, 방귀가 온실가스의 주범? - 반추동물 메탄가스 배출 감소 연구 치열해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 2003년 소나 양 등의 가축이 뀌는 방귀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농민들의 거센 반발로 방귀세의 도입은 결국 백지화되고 말았다. 동유럽 발트해 연안 끝에 있는 에스토니아 정부는 2009년 1월부터 소를 키우는 농가에 대해 방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축산업이 발달한 덴마크에서도 소 한 마리당 약 14만 원의 방귀세를 부과하는 세법 개정안의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 사이언스 타임즈, 2017.4.2
잦은 육류 섭취는 대장암을 일으키는 등 몸에 좋지 않다(참고: 당신의 '대장'은 안녕하십니까?). 육류 섭취 증가로 공장식 가축 사육이 늘어남에 따라 가축에게 항생제, 성장호르몬 등을 투여한다. 무엇보다 옥수수나 동물뼈로 만든 사료를 먹임에 따라 광우병 같은 위험한 병에 노출되기도 한다. 육류의 지방엔 환경호르몬이라 불리는 다이옥신(Dioxin)이 축적되어 있어 이를 먹는 사람의 몸에 좋을 리가 없다.
결과적으로 육류 섭취의 증가는 사람, 가축, 지구 모두에게 해를 끼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떨까? 육류를 너무 많이 섭취해 고약한 방귀를 뀌는 사람에게도 세금을 물려야 하지 않을까?
방귀 하나만으로도 사람, 가축, 지구의 건강을 유추해볼 수 있다. 조절이 잘 안됐을 경우 민망함의 주범이기도 하지만, 방귀 냄새만으로도 당신의 몸이 건강한지, 식습관에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100세 쓸 건강하고 완벽한 몸을 만들 때 필요한 건강 체크 1번 방귀! 당신의 방귀에 '품격'이 있는지 자가진단을 해보자. 그렇다고 어렸을 때 했던 채변처럼 방귀를 채취할 필요는 없다. 당신의 코만 있으면 되니까.
당신의 식습관이 어떤지 당신의 '방귀'는 알고 있다.
사람은 하루에 평균 10회 정도 방귀를 배출한다. 하루 최대 25회를 넘지 않는다. 이 정도의 방귀 배출이면 풍선 하나를 팽창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남녀의 차이가 클 것이라는 속설과는 달리 방귀 횟수는 남자나 여자나 비슷하다. 아름다운 그녀도 실은 나와 같이 비슷한 횟수의 방귀를 뀌는 존재였던 것이다. 연애를 하는 데 있어서 방귀를 언제 트느냐 하는 것도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좋은 방편이다. 방귀 참으면 좋지 않다
방귀의 양은 음식물과 몸의 상태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1회에 수 ml에서 150ml 정도, 하루 평균 약 400ml에서 2l를 배출한다. 방귀의 양은 곡류와 야채, 과일을 주로 먹으면 많아진다. 특히 채식을 위주로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방귀를 자주 뀌는 편이다. 하지만 육식 위주로 하는 사람에 비해 냄새는 별로 나지 않는다.
식품 중에 방귀의 주범은 콩이다. 엄밀히 말하면 콩 속에 있는 올리고당(Oligosaccharide)이 주범이다. 하지만 올리고당은 몸에 유익하다. 올리고당은 사람의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대장에 있는 세균(Bacteria)에 의해 분해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때 다량의 기체가 발생한다. 한마디로 좋은 세균들의 먹이인 것이다. 좋은 세균은 우리 몸을 이롭게 한다.
장내 가스의 약 70%는 흡입한 공기, 20%는 장으로부터 혈액 안으로 흡수된 것, 나머지 10%는 장내에 있는 세균의 작용으로 탄수화물이 발효해서 생긴다. 앞서 말한 올리고당이 들어 있는 식품(주로 섬유질이 풍부한 곡류나 야채, 과일)을 섭취해서 생성된 기체가 장내 가스의 10%를 차지한다.
소장과 대장에는 평균 200ml의 가스가 있게 마련인데, 장내 가스 성분은 질소 60%, 수소 20%, 이산화탄소 10%, 그 외에 산소, 메탄가스, 황화수소, 암모니아, 인돌, 스카돌, 휘발성 아민 등의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약 400종류가 넘는다.
이 중 구린 냄새는 대장 내의 웰치균(Welch's Backllus) 같은 단백질 분해균과 부패균이 만들어 내는 황화수소나 암모니아, 인돌, 스카돌 때문이다.
육류나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한 후에는 이런 구린 냄새 성분이 대량 만들어진다. 특히 이 중에 벤조피렌과 나이트로사민이라는 가스는 강력한 발암성 물질이다. 이 때문에 방귀를 참으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론이 성립하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이론이긴 하지만.
채식 위주로 식사를 하는 사람은 방귀를 자주 뀐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좋은 방귀에 속한다. 식물성 식품인 곡류나 야채류는 방귀량과 관계가 있다. 반대로 육류나 동물성 단백질 식품은 방귀 냄새와 관계가 있다. 나쁜 방귀에 속한다. 육류나 계란, 우유, 유제품 속에 든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나오게 되는 가스가 구린내를 피운다.
육식을 주로 하는 서양인들은 방귀량은 적지만 지독한 냄새의 방귀를 뀌는 것은 그들의 육류 위주의 식생활 때문이다. 나 역시 육류를 먹은 날은 방귀 냄새나 대변을 봤을 때 나는 냄새가 꽤 지독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경험한다. 하지만 반대인 경우는 냄새는 거의 나지 않는다. 채식 위주나 곡류와 야채, 과일류를 자주 먹는 사람들은 방귀를 자주 뀌지만 이는 좋은 방귀였던 것이다.
위 두 사진은 주말에 내가 먹었던 아침과 저녁 식단이다. 좌측은(저녁) 동물성 단백질 위주의 식단, 우측(아침)은 식물성 단백질 위주의 식단이다. 좌측 식단처럼 먹을 땐 살짝 구린 방귀 냄새가 난다. 다행히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었기 때문에 조금 덜 한 것이다. 우측 식단처럼 먹을 때는 방귀 냄새가 구리지 않다.
이렇듯 곡류와 야채, 과일을 섭취하는 식습관은 비록 잦은방귀를 유발하지만 건강하다는 증거이며, 건강한 대장 움직임의 상징이기도 하다. 특히 전신 마취 수술을 할 경우 마취제로 인해 장의 움직임이 약해진다. 간호사가 수술 후 환자에게 방귀가 나왔는지 확인하는 것은 장의 연동 운동이 정상으로 돌아왔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방귀의 냄새는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심해진다. 이것은 피로와 스트레스로 위나 장 같은 소화기가 음식물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게 되어 장내 균의 균형이 깨져, 나쁜 균이 늘어나 이상 발효를 일으켜 구린 냄새 성분이 쉽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변비일 경우에도 방귀의 양이 늘어나고 구린 냄새가 심해진다. 식사의 균형이 맞지 않거나 유행하는 다이어트를 따라 할 경우 변비가 발생할 경우가 높다. 요즘 유행하는 저탄수화물고지방식의 다이어트 역시 변비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 식이요법을 할 때 야채량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특히 심해진다. 탄수화물이 줄어들면서 섬유질 섭취량이 덩달아 줄어들기 때문이다.
변비로 인해 음식물이 장시간 장내에 쌓여 있게 되면 부패가 쉽게 일어난다. 이들 구린 냄새는 몸에 해로운 유독 물질로, 이 같은 물질이 계속 만들어지는 체내 환경이라면 다른 병이 생길 확률이 높다. 그러니 방귀는 창피하고 민감함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식생활이 좋은지, 몸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를 알려주는 척도다.
다시 올리고당 얘기로 돌아가보면 에너지를 비교적 적게 내는 당류인 올리고당은 단맛과 물성을 가지고 있어 저에너지 감미료로 사용된다. 올리고당은 콩, 마늘, 양파, 바나나, 감자 등에 들어 있다. 기능성 식품으로 많이 사용되는 올리고당은 갈락토올리고당, 프락토올리고당, 이소말토올리고당, 대두 올리고당, 우유 올리고당, 키토올리고당 등이 있다.
이들은 식품의 물성 개선, 저칼로리, 충치예방, 특히 비피더스균의 증식인자로서 장내 세균 균총 개선 및 배변 횟수의 증가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중 키토올리고당은 게, 새우 등의 갑각류 껍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콜레스테롤 상태 개선, 향균 작용, 면역력 증강에 효과가 있으며 또한 혈압 상승 억제, 혈당 조절, 항암 작용, 체내 중금속 배출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콩은 올리고당을 함유하고 있어 방귀의 주범이라는 오해 아닌 오해를 받고 있다. 콩 섭취로 인한 방귀를 줄이는 방법은 콩을 물에 불린 후 요리에 사용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기체 생성량이 줄어든다. 하지만 조리 과정에서 수용성 비타민이 손실되는 단점이 있다. 다음과 같은 방법들은 방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다.
탄산음료, 우유 등은 피한다.
발효식품을 자주 먹는다(중요하다).
육류나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할 경우 충분히 야채를 먹는다.
건강한 방귀를 만드는 식품으로는 곡류와 야채, 과일류로 고구마, 브로콜리, 싹양배추, 양배추, 사과, 무, 양파, 오이, 멜론, 땅콩, 오렌지, 토마토, 딸기, 건포도 등이 있다. 우유, 유제품, 달걀, 육류, 밀가루 음식 등은 나쁜 방귀를 만드는 식품이다. 좋은 방귀를 만드는 식품 목록에 곡류, 야채류가 많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대표적인 복합 탄수화물이면서 GI지수도 낮아 건강식품 중 하나인 고구마를 먹으면 방귀를 자주 뀐다. 이는 고구마에 풍부한 식이섬유 때문이다. 식이섬유 장내 좋은 세균들의 먹이로 장내 발효가 활발하게 일어난다. 이로 인해 방귀가 잦긴 하지만 식이섬유가 풍부해 좋은 비피더스 균이 증가하고 나쁜 웰치균은 감소하게 된다. 그래서 방귀 횟수는 늘어날지라도 성분은 탄산가스이기 때문에 구린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다. 한 마디로 고구마는 몸에 좋다.
방귀의 냄새와 빈도는 주로 음식물의 종류와 섭취량과 관련 있지만, 대변이 이상하면서 지나치게 잦은방귀와 함께 복통, 식욕부진, 체중 감소, 불규칙한 배변 등의 이상이 동시에 나타나면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므로 반드시 의사와의 상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 1: 푸샵 블로그(http://pusyap.com/63)
참고 2: <대변, 소변이 알려주는 우리 몸의 비밀> 야마코토 후미오 & 가이누마 모토시 엮음, 홍성민 옮김, 미래의창(2002)
참고 3: <뉴욕 의사의 건강 백신> 고수민 지음, 북폴리오(2013)
참고 4: <내 몸 상식 사전> 빌리 골드버그&마크 레이너, 이한음 옮김(2008)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저자]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NSCA-CPT, 스포츠영양코치, 생활스포츠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