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이 아스라지고 희망의 종착역이 가까워졌을 때, 절망을 경험한다. 행복했던 세월은 아득하게 느껴지고, 현실이 비현실이 된 것 같은 착각에 휩싸인다. 차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현실 속에 마음이 부유히 떠다닌다. 언제까지 이래야만 하는 걸까. 억지로 뿌리쳐지지 않는다. 극복되지 않는다. 무기력감이 온몸을 감싸고 더 전진할 의욕을 완전히 상실한다.
그냥 내버려두기
그냥 내버려두기
그냥 내버려두기
깨달음이 찾아온다. 미련으로부터 해방된다. 바닥이 없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단단하다. 다시 걸어 올라갈 수 있다. 다시 하늘이 느껴진다. 바람이 신선하다. 맑은 날에 맑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시작에 마음이 설렌다.
또 슬픈 날이 올 것이다.
언젠가는 또 올 것이다.
하지만 지나쳐왔듯 이번에도 지나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