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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Dec 13. 2019

데이터와 API 레벨로 바라보기

저는 지금 국내 모 유니콘 회사에서 백앤드 시스템 기획자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벌써 어느덧 5개월이 되었는데, 이 회사에서 어떤 것을 배우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공유하고자 합니다.


1.     데이터와 API 레벨, 그리고 SQL

이 회사에서 기획자에게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역량은 데이터 테이블 컬럼단위로 서비스를 바라보고, API로 통신하는 서비스 흐름을 명확히 아는 것입니다. 


이전 스타트업 회사에서는 전통적인 기획자와 마찬가지로


-    서비스 레벨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    가설을 수립하여

-    개선 기획을 하고

-    측정 및 검증을 하는


모델링 기획을 주로 했던 저로서는 더욱더 low 레벨로 접근해야 하는 이 기획 방식이 무척이나 생소했고, 많은 삽질(?)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은 꽤나 만족하는데, 그 이유로는 서비스를 조금 더 깊은 레벨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됐고, 개발자와 소통 측면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부분을 발견하는 등 개인적으로 기획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전의 경험이 의미 없었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이전 기획자의 모습과 현재 기획의 모습이 합쳐져 새로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나 할까요. 아무튼 저에게는 꽤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추가적으로 SQL을 활용해서 제가 원하는 데이터 셋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기획자에게 SQL은 GA보다도 더 생소한 무언가로 항상 인식되어 왔는데, 이 회사에서는 기획자가 SQL를 활용하여 데이터를 만지는 것(?)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고, 교육 세션도 열리는 등 배움의 기회가 열려있습니다. 저 또한 궁금한 데이터가 있을 때는 직접 쿼리를 짜서 데이터를 추출해서 보기도 하고요. 물론, 기획자에게 요구하는 쿼리 메이킹 레벨은 대단한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본인이 원하는 만큼 더 깊게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짬 내서 틈틈이 공부한다면, 꽤 괜찮은 수준의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아직 이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API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이 회사에서는 기획자가 회사에서 사용하는 API의 목록과 request, response 정보를 전부 알 수 있어 서비스를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처음에는 이 API라는 것이 감이 잘 오지 않아 많이 헤맸었는데, (지금도 어느 정도 그렇기는 합니다.) 최근에는 상호 통신할 때 어떻게 어떤 데이터를 API 형태로 주고받는지 자주 접하다 보니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이 또한 재밌는 경험입니다.


또한 kafka나 bulk API (mapper) 등 데이터를 주고받는 여러 방식에 대한 이해도 조금씩 높일 수 있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2.     인프라와 코드레벨은 글쎄?

그렇다고 해서 서비스 인프라와 코드레벨에서 분석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단 저는 소스 코딩에 영 소질이 없고, 위에 말씀드린 대로 테이블과 API레벨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파이썬 공부를 가끔씩 하고 있기는 한데 글쎄요… 역시 소스 레벨에서 다루는 것은 적성과 재능의 영역인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참 다가가기가 쉽지 않네요.


3.     기존의 기획을 넘어서

Feature 레벨에서 서비스를 바라보았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조금 더 내부 로직에 관심을 갖게 되고, 지속적으로 개발자와 소통하다 보니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제가 앞으로 창업을 하든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든 지금 배운 지식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됩니다.




이런 기획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잘 몰랐었고, 이런 기회를 준 회사에 감사합니다. 하루하루 배워서 조금씩 더 성장하는 모습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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