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는 왜 하는가? 회의는 다수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의사결정을 위한 수단이다. ‘잡담’을 위한 시간이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시간만 날리는’, ‘힘만 빠지는’, ‘왜 하는지 모르겠는’ 회의를 너무 자주, 그리고 많이 해왔다. 그나마 시간만 죽이는 것이라면 조금이라도 낫다. 회의를 3시간씩 하면 이미 진은 빠질대로빠지고 자리에 돌아오면 퇴근 생각밖에 나질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회의는 의사결정을 위한 수단이다. 회의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어야 되고, 목적을 해결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해결책들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그럼 회의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쉽게 예를 들어 타사 프로그램과 우리 프로그램을 연동하는 구축 회의를 한다고 가정한다.
1. 회의자료 만들기
맨몸으로 들어가서 회의를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적절한 어젠다와 방향이 있는 회의만이 적절한 해결책을 담보해줄 수 있다. 건설적인 회의를 진행하기 위한 ‘자료’ 생성은 필수이다. 자료에는 대략 이러한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한다.
- 우리와 타사의 현재 상황: 연동을 한다는 것은 서로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다. 시너지를 내기 전 현재 각자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시나리오화하여 정리를 한다. 고객이 서비스와 만나는 지점부터 문제 해결 과정까지를 명확하게 정리하여 회의 참가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자료를 만든다.
- 우리와 타사의 요구 사항: 시너지를 내는 것은 좋은데 서로가 원하는 방향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도 있다. 내부 회의를 하기 전에 이미 타사와 자료를 주고받고 또 각자의 회사에 찾아가서 대략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이다. 각 회사가 원하는 항목들을 정리한다.
- 연동되었을 때의 시나리오: 각자의 요구 사항을 적절히 조합했을 때 어떤 식의 그림이 그려질 것인지 정리해보아야 한다. 확정된 사항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먼저 선 그림을 그려두고 회의 참석자들이 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미리 생각을 해 볼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2. 공지하기
늦어도 회의 하루 전에는 회의 참가자들에게 자료를 배포한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많은 내용을 다루는 그리고 많은 논리가 담겨있는 문서를 보고 바로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미리 정리된 내용을 읽고 자기만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3. 회의하기
- 회의의 시작: 회의를 시작함과 동시에 오늘 회의 어젠다에 대한 설명을 한다. 오늘 우리는 왜 모였으며, 무슨 주제로 이야기할 것이고, ㅇㅇ에 대한 해결책을 정리하는 것이 오늘의 목표입니다라고 말하며 회의를 시작한다. 회의가 중구난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미리 막고, 다른 곳으로 이야기가 새지 않도록 회의 시작과 동시에 방향을 제대로 잡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 회의 진행: 자료는 자료일 뿐, 글로 써져있는 것을 말로 풀어서 설명해야 한다. 글에 논리가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최대한 풀어서 설명하고 필요한 경우 부연설명을 충분히 덧붙여서 설명해야 한다. 나는 잘 이해하고 있지만 상대방은 생소한 개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늘 듣는 사람 입장에서 설명을 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 결론 도출하기: 자료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자료 내용을 근거로 오늘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사안에 대해 다시 한번 언급한다. 예를 들어 “오늘 우리가 결정해야 하는 주제는 ㅇㅇ, ㅇㅇ, ㅇㅇ입니다. 이 사안에 대해서 진행을 할지 말지, 진행을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구현을 하는 것이 좋은지 각자 의견을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식으로 언급을 해서 해결책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4. 회의록 만들기
회의가 끝났다고 해서 나도 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회의록을 작성해야 한다. 회의록을 통해 회의 참석자들에게 회의의 주제, 목적, 어젠다, 액션플랜 등을 상기시켜 주어야 한다. 회의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가게 된다.
- 회의 참석자
- 논의된 내용: 간단하게 이러이러한 주제로 이야기가 있었다고 항목별로 정리한다.
- 액션 플랜: 회의 내용을 근거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가’, ‘언제까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정리한다.
회의록 작성이 끝나면 참석자들에게 배포한다.
목적과 방향이 명확한 회의만이 팀의 생산성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나쁜 회의 즉, 이유 없이 시간만 길어지는 회의는 회의 시간뿐만이 아니고, 회의가 끝나고 난 후의 생산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회의를 할 때에는 나 혼자만의 시간이 아닌 모든 구성원의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다. 효율적이고 탄탄한 회의의 반복이 회사의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