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느낌만 갖고 있을 무렵.
네가 내 눈에 다가왔다.
갑작스러웠다.
미처 준비가 되지 않은 채로 나는 이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불쑥 들게 되었다.
처음에는 반대했다.
이 사이는 옳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난 그저 친한 지인으로서, 때때로 농담 따먹기 할 수 있는 좋은 동료로 남아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진짜 속마음은 그러지 못했나 보다.
내 속마음은 너를 갈구했고, 너의 마음을 모조리 쟁취하고 싶었다.
그래서 어쩌면 계획적으로 그렇게 서서히 다가갔는지도 모른다.
해선 안 되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내 마음을 어쩌지 못한 채 그렇게 다가갔었나 보다.
고통의 순간은 길었고, 행복의 순간은 매우 짧았다.
마음을 얻었나 했더니, 너는 금세 나를 외면했다.
길고도 긴 고통의 시간이 이어졌다.
친구에게 기대고, 소주 한 병에 내 마음을 기댔다.
그 아픈 마음이 이제 지나가고.
돌이켜보니 그건 사랑이었다.
내가 느낀 첫 번째 사랑이었다.
누군가를 열렬히 원하고, 또 온 마음을 다해 아파했던 그것은 정말 사랑이었다
지나간 세월도 그때의 순수한 마음을 온전히 녹여버리지는 못한다.
눈을 바라보고, 같이 피부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그때의 마음을 온전히 녹여내지는 못한다.
그렇게 한 시절은 짧게 피고 긴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