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았다.
주먹으로 발길질로,
그러다가 할퀴었다.
금세 피가 비쳐왔다.
공격적인 성향의 4학년 남아는 거칠고 강했다.
다 끌어다가 집어던지기 시작했고,
활보 선생님을 향하여 덤벼들었다.
겁을 주면 바로 수그러들었다.
한 주 후,
아이는 멱살을 잡았다.
양팔을 잡고 앉아서 기다려,라고 단호하게 지시했다.
양육자가 표정이 변하더니,
안 할래요, 선생님이 강압적이네요.
두말하지 않았다.
너무 미안하고 안쓰러운 순간이었다.
양육자는 아이가 11세가 되도록 그 아이를 받아들이지 못했구나 싶었다.
5년 전에 미발화 시절에 와서 6개월간 세 개의 치료를 번갈아가며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디에서든 얼마나 긴 시간을 두고 아이를 양육하셨을까.
장애를 진단받았다면,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건 사회에서 살아남기가 최우선이다.
그렇다면 선행되어야 할 과제는 타인들에게 외면당하지 않도록 행동과 말에서 기본을 가르쳐야 한다.
공격하고 소리 지르고 집어던지는 친구들은 학교에서도 교사에게도 치료실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듣고 싶은 말만 들을 수 없으며,
보고 싶은 장면만 볼 수 없다.
썰이 길다.
누군가 나를 부정하는 사건, 적어도 치료일을 하면서는 최초다.
나는 강압적인가,
단호한 지시, 수용 후 칭찬,
긍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내는 일은
치료의 시작이다.
그 시작은 일 년이 될 수도 있고,
5년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준비되었는데, 거부라면
도리어 고맙다.
#아이를위해서라도달라지길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