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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Nov 01. 2020

성장의 통증

감정 식탁/ 아픔


배신한 직원에 소식은 바람결처럼 들려왔다. 손님에게, 거래처 사장님들에게 물론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내 매장에 있을 때 배울 게 없어서 나왔다. 사장 성격이 까다로워서 나왔다…… 어이없는 이야기들이었다. 

배울 게 없는데 메뉴를 그대로 따라 하고, 거래처를 다 빼가서 우리 매장보다 싸게 해 달라고 하질 않나……

가서 그녀에게 확인하고 멱살을 잡고 싶었지만, 그런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런 시간에 내 실력에 집중

하고 싶었다. 마음을 추수 리고 있었지만 상처였다. 나는 속상했다. 원하던 꿈을 이루어 행복하고 순탄하고 

싶었는데 자꾸만 일이 꼬여가는 느낌이었다.

직원의 배신으로 나는 오기가 생겼다. 매장을 오픈하고 몇 달 지나면 편해질 거라는 생각 했었다. 나의 오만한 생각이었음을 깨닫게 하고 정신 끈을 동여매었다. 내 신경은 날이 선 칼처럼 예민해졌다. 마음속에 칼 

하나쯤은 품고 살아야 할 거 같았다. 


하루는 학부모 모임을 갖는 손님들이 들어왔다. 서빙하는 직원이 주문했던 접시를 들고 주방으로 들어왔다. 

거의 울음이 쏟아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사장님, 이 음식 바꾸어 달래요?”

“왜? 주문 잘못 받았니?”

“아니요, 그건 아닌데 손님이 알고 있은 오믈렛이 아니래요. 설명드려도 막 바꾸어 달래요.”

나는 일손을 내려놓고 멍해졌다.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손님 테이블로 났다. 선을 봐서 딱지

맞은 불쾌한 기분이었다.

손님은 금테 안경에 단발머리를 하고 명품 스카프를 두르고 사감 선생님 같은 인상을 한 중년 여성분이었다.  

나는 인상에 맞는 응대를 하려고 머릿속은 정보를 돌리고 있었다.

“고객님! 어떤 부분이 불편하세요”

나는 최대한 예의 갖추고, 차분하게 말했다. 

“ 내가 안 가본 호텔이 없는데 이런 오믈렛은 처음 보네요. 사장님이 독특하게 만드신 것은 

아는데 대중에 먹게 만들어서 파셔야 하지 않아요?”

고상하게 말하지만 고집과 권위가 말속에 꽈악 차 있었다. 같이 온 손님도 같은 분위기였다.

나는 여기서 내가 밀리면 안 될 것 같은 전의가 불탔다.

“그러셨군요, 고객님. 제가 개발한 메뉴니까 처음 보신 게 맞으세요. 저희 식당 같은 곳 보신 적 있으세요?”

매장을 둘러보고 어깨를 들썩이며 고개를 갸웃 중거리며 말을 했다.

“ 글쎄요, 제가 호텔만 다니는 편이라서……”

내 속으로는 아줌마 가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최대한 여유 있고 차분함을 유지하면서 이야기를 했다.

“그러셨군요.. 제가 매장을 하려고 전국에 유명한 커피는 거의 다 가봤어요. 그리고 브런치 메뉴 개발하려고

 뉴욕에서 40일 동안 살아 보았어요. 내 마음 드는 메뉴가 뉴욕에 없어요. 그래서 뉴욕에서 잘 갔던 식당이 

프렌치 요리여서 프렌치 스타일에 브런치를 개발한 거예요…….”

나는 면접관에게 자기소개하듯이 프렌치 오믈렛을 왜 만들었는지, 어떻게 만들었는지 설명해 주었다.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손님들 솟은 어깨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나는 1만 2천 원짜리 오믈렛 한 접시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을 설명하고 있었다

 “ 그럼, 사장님이 그렇게 노력하고 만들었다니까. 먹어 보죠! 다시 주세요.”

 “ 그러시겠어요? 고맙습니다. 다시 갖다 드릴게요”

주방을 들어간 나는 심호흡을 하고 마음 가다듬고 다시 요리 시작했다.  이런 내 모습을 본 

직원들이 위로했다. 나는 그분들에 테이블에 더 신경 써 주고 친절하게 대해 달라고 부탁했다. 손님이 가실 때  물어보았다

“ 프렌치 오믈렛 어떠셨어요?”

“ 나쁜 진 않았어요. 낯설어서 그렇지. 사장님 노력이 보인 요리인 거 같았어요.”

“ 다행이네요. 다음에 또 오세요. 새로운 메뉴 계속 추가할 거예요.”

“ 네. 그러죠! 커피는 아주 맛있어요. “

 나는 매장 입구까지 나가 인사를 했다.

손님들이 일어난 식탁에는 한 점도 남긴 없이 깨끗이 비워진 접시들이 있었다. 나쁘진 않다는 말은 맛있다는 말로 이해하기로 했다. 그 손님은 그 후에도 종종 찾아와 프렌치 오믈렛과 새로운 메뉴를 먹고 가셨다. 오실 때마다 한 뼘씩 가까워졌다.

***

어떤 손님은 메뉴와 상관없이 뉴욕 브런치처럼 베이글, 베이컨, 계란을 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 먹고 먼지가 나왔다고 환불해 달고 하는 분도 있었다. 그리고 여러 명이 오셔서 커피 두 잔 시켜서 여분에 컵을 달라고 하셔서 나누어 먹겠다고 하신 분도 계셨다. 직원이 가서 1인 1 주문이라고 말하면 화를 내며 문이 부서질 것 같이 닫고  나가셨다.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하는 손님들로 힘이 빠졌다.

소중한  공간이 상식을 벗어난 사람들로 천덕꾸러기가 되는 기분이 들어서 마음이 아팠다. 

그냥 남들처럼 쉽고 편하게 가야 하나? 8시간 공들여 내는 육수도 하지 말고, 비싸지만 좋은 원두로 로스팅한 커피도 쓰지 말고, 건강하고 좋은 단맛을 내려고 청 만들고, 효소를 만든 하지 말고 쉽게 설탕으로 맛을 내야 하나? 고민스러웠다. 

하지만, 건강하고 맛있는 재료를 찾으려고 박람회를 찾아다녔다. 이런저런 후회와 결심이 뒤엉켜 상처와 회복을 반복하며 나아가고 있었다






추천 레시피

고민이 깊어지면 고통이 된다. 고통이 통증에서 머무지 않게 성장의 동력이 되게 해 보자.  말처럼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성장에  몰입해보자. 

성장통으로 아픈 이들을 위한 레시피이다.


 


능이버섯 오일 파스타

Pâte à l’huile et aux champignons


보신 요리인 백숙에는  몸에 기운을 보충하는 재료가 들어간다. 그중에 귀한 재료 중 하나가 능이버섯이다.  

능이버섯을 넣은 백숙은 깊은 나무 향이 난다. 이 향을 맡으면 숲 속을 걷고 있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편해진다.

접시 안에서  숲 속의 향을 맡을 수 있는 요리이다.

능이버섯을 팬에 넣고 오일에 향이 베어 나게 볶는다.  능이버섯 오일에  삶아 놓은 면을 넣고 오일이 코팅될 때까지 볶는다.  파스타면이 윤기가 흐르면 접시에 담는다. 소금과 파마산으로 토핑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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