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어떤 변화를 원할까?
MZ세대이고, 팀장이다.
여전히 성장이 필요하다.
팀장이 되고 나니,
새롭게 배우는 것보다 지금껏 배워온 것을 뱉어내야 하는 시기라는 말을 들었다.
그 정도 연차 됐으면 이제 슈퍼비전 같은 건 필요 없지 않냐는 질문을 받았다.
뭐,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실제로,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데 쓰는 시간보다는 지금의 지식과 노하우를 전하는데 쓰는 시간이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상사의 슈퍼비전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나’의 경험과 생각과 고집에 의해 필터링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린 여전히 성장해야 한다.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필연적으로.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회사는 살아남기 위해 변해야 한다.
회사에 속한 직원도,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해야 한다.
회사가 변하고자 하는 방향이 퇴화가 아니듯이,
직원이 변해야 하는 방향도 퇴행이 아닐 테니.
처음 팀장이 되고 나서 팀을 잘 이끌어가기 위한 집중 관심과 슈퍼비전이 한 차례 지나고 나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팀장으로서 안정된 시기로 접어들면서 슈퍼비전이 줄어들게 된다.
많은 비중으로 서로 과업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에 그치게 된다.
‘아무리 윗 상사라도 팀장에게 슈퍼비전을 주기란 쉽지 않다’. 고 얘기하는 한 상사의 고충이 이해가 됐다.
그 맥락은 크게 두 가지였다.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이면서...’가 전제 조건였는데,
‘남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나 행동이 바뀌기란 쉽지 않다’,
‘남의 이야기를 왜곡 없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였다.
그 상사는 여러 팀장들과 슈퍼비전을 해오고 있는데
해봤자 시간낭비라고 느끼거나, 오히려 관계가 나빠지는 경험을 하였다는 이야기였다.
먼저 요구하지 않으면 굳이 시간과 에너지를 써서 슈퍼비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때 상사의 얘기를 들으면서 들었던 솔직한 생각은
‘오히려 좋아...?’
상사가 이야기한 상황이 그려졌다.
매우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피드백을 슈퍼비전이라는 고상한 말로 포장하여, 폭력적인 말들을 쏟아내지 않았을까.
‘나 선배로서 너한테 슈퍼비전 주는 거야~ 왈왈’
(실제 직접 겪어보기도 했고.)
업무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직관적으로 피드백을 듣는 경우가 많다.
‘슈퍼바이저‘라는 권한을 갖고 그저 본인의 머릿속 생각들을 뱉어댄다.
물론 좋은 스승으로부터 좋은 가르침을 받고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 겸손이고,
응당 사람이라면 언어로 소통하여 나은 방향을 그려나가는 것이 미덕일지 모르겠으나,
서로 겪어온 ‘좋음’이 다르고, ‘언어’가 다를 수 있는 걸...?
치열하디 치열한 회사생활 안에서 사람 좋은 모습... 쉽지 않다.
직원이었을 때처럼 슈퍼비전이라는 행위 자체로 성장하기란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대단히 새롭지도, 대단한 깨달음이 있지도 않다.
물론 상사가 ‘변화’에 맞닥뜨린 것에 더 많은 경험과 정보로 좋은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건 아니지만,
상사 또한 변화에 함께 적응해 나가야 할 동료인 걸? 팀장과 비슷하게 새로움보다 경험을 뱉어내는 쪽인 걸?
그래서 직접 요구한다.
팀장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나 행동이 아닌, 팀장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자율성과 권한에 대해서.
팀이 성과를 만들어 갈 방법이 아닌, 팀이 만들어낸 성과를 인정하고 보상할 방안에 대해서.
상사로서 경험한 과거의 경험에 그치지 않고, 팀원과 함께 겪어 갈 미래의 대안에 대해서.
그리고 방법도 따른다. 주제만큼이나 약속된 방법이 중요하다!
원하는 슈퍼비전 주제는 사전에 얘기하고 준비를 청한다.
업무적으로 보고를 하는 자리,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듣는 것이 아니다.(제발)
별도의 공간에서, 별도의 시간을 갖고, 정돈된 슈퍼비전을 듣는다!
당연히 팀장으로서 팀원에게도 동일한 슈퍼비전 과정을 행해야 한다.
쉽지 않다는 걸 안다...
그럼에도, 직관적으로 감정적으로 쏟아내는 피드백을 ’슈퍼비전‘이라는 말로 포장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적어도 슈퍼비전이라는 건, 전적으로 ‘받는 사람’을 위한 시간으로 쓰이길 바란다.
그래서 팀장으로서
일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사람’을 바라보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팀을 넘어, ‘회사’를 바라보는 언어를 배우고 있다.
그렇게 조직운영을 위한 중대한 결정들에, 팀장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성장을 해나가고 있다.
팀장님들은 회사에서 상사와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고 계신가요.
일을 위한 이야기도, 팀원을 위한 이야기도 좋지만,
팀장님 자신을 위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계시길 바랍니다.
팀장님들이 바라는 회사를 위해
팀장님들이 나아갈 다음을 위해
팀장님들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위해 소통하고 계시길 바라며,
피로하고, 지치고, 답이 없는 이야기들은 잘 흘려내시길 바라며...
팀장님의 것을 쏟아내는 사람이 아니라,
팀장님들도 한 명의 ‘받는 사람’ 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