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팀장의 고민
내가 필요한 보고만 하면 얼마나 좋으련만!
상사에게 필요한 보고를 요구받을 때면,
그 보고가 '사람'이 되어야 할 때면... 고민이 깊어진다.
앞서 상사와 팀원에게 관심을 갖고 눈치와 센스를 갖춰보기로 했으니,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공감하고 배려하기로 했으니!
특히 상사에게는 직접적으로 일이 되게 하는 보고와 더불어,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이해한다.
팀장이 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상사가 불렀다.
직접적으로 특정 직원 몇 명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명분은 '직원평가', '업무조정', '인사이동' 등의 사유였다.
그때 "나한테 직원들 얘기하는 거 불편해하지 마. 뒷담화라고 생각하더라? 인사관리 차원에서 사람 볼 줄 알아야지. 그걸 나와 나누는 건 당연하 거야"라는 말로 시작됐다.
아마 비슷한 경험이 다들 있지 않을까...
타인의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말 그대로 '뒷담화'가 되어 버리는 불쾌한 느낌이 있다.
특정 직원을 좋게 평가하는 것에도 눈치 보일 때가 있는데,
반대로 실수, 손해, 고충, 처벌, 친목 등과 같은 이슈일 때는 아무리 사실 확인이라고 하지만 참 불편하다.
뭐가 됐든
이야기를 하기도 뭐하고,
안 하기도 뭐 하고... 하하.
선택해야 한다.
침묵을 선택하여 직원 교류가 없고 인사관리에 대한 능력을 의심받거나,
알림을 선택하여 상황판단에 대한 주관성과 객관성을 의심받거나.
(새삼 둘 다 별로네...?)
시간이 지나 보니,
침묵을 선택한 직원은 입이 무겁고 동료애가 충반한 미덕을 가지고 있다 평가하기도,
알림을 선택한 직원은 회사에 대한 신뢰와 동료 관계에서의 영향력을 평가하기도 하더라.
그래서 도대체 어쩌라는 건가,
말을 하라는 건가 하지 말라는 건가?
마냥 침묵할 수도, 마냥 알릴 수도 없는데...
쉽지 않다.
분명한 건, 직원 간에 부정적 평가하는 것이 달갑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리 직원이 잘못하더라도 사실이 알고 싶은 것이지,
서로 평가를 하거나 탓하는 것을 듣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 정도를 잘 지킬 수만 있다며 좋겠다만,
경우에 따라 입이 들썩들썩하기도 한다... 하하.
...
나는 상사의 꼬임에도 넘어가지 않고 인사능력을 의심받으며 침묵을 지켜오다가,
상사가 간절히 정보를 원할 때 입을 열어서 신뢰를 얻은 경험이 있다.
그게 긍정적인 평가든, 부정적인 평가든,
나에게는 사실에 기반한 주관적인 판단과 해석이
상사로서는 타인의 객관적인 평가로 여겨지는 경험이었다.
이후로는 사람에 대해 보고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원한다면, 필요하다면 나의 관점을 기꺼이 전달한다.
물론 가끔 '너무 솔직했나', '괜히 여기까지 얘기했나' 후회하기도 하면서... 하하.
그렇게 침묵과 알림 사이에서,
개인적인 감정으로 특정 직원을 옹호하지 않도록,
회사가 인사관리를 할 수 있도록 역할하는 사이에서!
개인적인 감정으로 상사의 파워를 이용하지 않도록,
그 주관적인 판단에서 객관성을 지켜가는 사이에서!
잘 걸어가기 위한 고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