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보름달 아래 두 남녀가
비밀스러운 만남을 가지고 있습니다
애정 깊게 포옹하는 걸 보아
서로 애정이 깊은 사이인 걸 알 수 있죠
그리고 뒤에서 이 장면을 몰래
지켜보는 한 여인이 있습니다
벽에 딱 달라붙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은밀한 시선은 두 연인을 향하고 있습니다
마치 들키면 안 될 거 같은 상황이죠
남성 복장으로 신분을 유추하면
하급 무관이나 군교 계급인 별감
혹은 나장으로 추정됩니다
유흥 문화를 즐기던 계층이기도 합니다
포옹 중인 여성은 가체를 쓰지 않고
단정한 머리 모양에
짧은 저고리와 풍성한 치마를 입고 있습니다
기생이거나 궁궐 혹은 관아의 여종으로 추정되죠
그리고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여성은
커다란 가체를 쓰고 있습니다
화가 신윤복의 활동시기인
영조를 이어 정조 때까지도
가체 금지령이 있었지만
아직 민간과 유흥가에서
여전히 가체가 유행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여성은 초록색 저고리에 푸른 치마를 입고 있죠
기생이나 퇴기로 보는 시각과
남성의 정실 부인이거나 첩으로 보는 시선
심복이나 유모로서 주인의 위험한 사랑을 지켜주는
조력자 역할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초록색 저고리와 푸른 치마는 당시 기생들이 즐겨 입었으며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기생 계층일 가능성도 크죠
월하정인과는 다르게 달이 밝은 빛을 비추는
보름달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은밀함이 고조 되기보다
두 연인의 관계가 탄로 날 거 같은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밤이 두 연인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표현한다면
보름달은 두 연인의 관계를 탄로 낼 거 같은
존재를 하고 있죠
보름달은 처마 근처에 아주 낮게 떠있어
계절을 여름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사람 키보다 높은 담벼락과
좁은 골목길이 폐쇄적인 공간을 만들어
외부의 시선을 차단함과 동시에
은밀하고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벽 뒤에 숨어 있는 여성의 존재를 부각시켜
그림을 바라보는 우리조차도
훔쳐보는 거 같은 관음적 구도를 완성하며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인하여
주변 눈치를 보게 하며
은밀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그렇기에 포옹 중인 두 사람의 관계가
당당하게 드러낼 수 없는 관계로
불륜 혹은 금기된 사랑을 하는 것으로 보이죠
그럼 담벼락 뒤에 이 여성은 왜 훔쳐보고 있던 걸까요?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를 몰래 이어주어
대신 망을 보고 있다는 견해와
남성의 옛 연인으로서 질투심에 휩싸여
바라보고 있다는 견해
혹은 기생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조력자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벽 뒤에 있는 여인의 표정을
질투로 읽느냐 경계로 읽느냐에 따라
작품 전체의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매력적인 요소를 가진 그림이죠
작가:혜원 신윤복
크기:28..2 x 35.6 cm
혜원 전신첩 중 하나
https://www.youtube.com/@Pyeon_wri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