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 사춘기의 시간을 글로 남깁니다
저녁에 아이들이 계란 요리를 한다며 그릇에 계란을 깼다. 순간 와~하는 소리.
"엄마 쌍란이에요!"
"아, 그래?"
쌍란을 자주 봤던 나는 쌍란이라는 말에 큰 감흥이 없었다. 아이들은 신기한 듯 이리저리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었다. 계란 하나에 노른자가 두 개나 들었다며 이건 행운이라고 했다. '이건 쌍둥인가? 와 신기해? 그럼 부하하면 병아리가 두 마리인 건가?' 한참을 들여다보고 사진까지 찍은 아이들은 잠시 후 찍은 사진을 편집해 보여줬다.
노른자 둘이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있는 모습, 노른자가 눈이 된 성난 모습. 아이들 눈에 비친 쌍란은 이렇게나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쌍란의 모습이다. 그리고 드는 생각. 행운은 그것을 행운으로 알아봤을 때, 행운으로 받아들일 때 행운이 된다는 것을...
아이들은 요리하는 것도 잠시 잊은 채 그렇게 한참 쌍란으로 시끌벅적했다.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만 정작 나를 키우는 건 아이들이기도 하다. 내가 깨닫지 못하고 생각해 본 적 없는 것들을 아이들은 끊임없이 보여준다. 그 경험으로 나는 더 많은 것을 보며 성장한다. 내가 아이들을 만난 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도 내가 행운이길...
우리의 사춘기, 오늘은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