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을 차리고 아이들을 부르는데 오지 않는다.
둘이서 자기들만의 놀이에 빠져 있다.
먼저 밥을 먹으면서 아이들이 오기를 기다린다.
"얼른 와! 식으면 맛없어!"
대답도 안 하고 둘이서 노느라 정신이 없다.
첫째가 7살, 둘째가 5살.
이렇게 둘이 잘 노는 시간이 올 때까지 만 4년이 걸렸다.
"엄마, 나만 봐."
"엄마, 나만 안아줘."
"엄마, 나하고만 놀아줘."
두 아이의 엄마 쟁탈전이 난무하는 4년이었다.
서로에 대한 질투와 미움, 엄마에 대한 원망으로 갈등이 끊이지 않았던 나날들.
지나고 나니 별 거 아닌 것 같은 매직.
하지만 그 한 가운데서는 많이 힘들었다는 거.
아이가 하나였다면 겪지 않아도 될 힘겨움들 속에서 왜 둘을 낳아서 이 고생이지, 싶은 순간들이 많았다.
둘째를 고민하는 친구들에게는,
둘째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과는 별개로 힘든 건 힘든 거라고 말해준다.
나는 아무리 아기가 예뻐도 힘든 게 상쇄되진 않더라는 말도.
이미 첫 애를 키우느라 힘들었는데, 앞으로 3-4년은 또 다른 종류의 힘듦으로 삶이 채워질 거라고.
그래도 고생 끝에 낙이 오긴 한다.
이제 우리 아이들에겐 서로가 가장 좋은 친구다.
주말이나 방학 때, 같이 놀 친구를 만들어 줄 필요가 없다.
엄마 놀이, 학교 놀이, 병원 놀이 등 역할 놀이를 가장 즐기는 아이들이라, 어디 찾아갈 필요도 없이 둘이서 마음만 잘 맞으면 집이 가장 좋은 놀이터가 된다.
둘이 잘 놀 때는 엄마를 찾지 않는다.
그토록 원하던 엄마의 자유시간이 자주, 길게 찾아오곤 한다.
오늘은 레고 밥상을 차려놓고 식당 놀이 중이었군.
그만 놀고 밥 먹자,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