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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앤 Oct 02. 2024

미레나 시술 첫 날 후기

미레나 시술 첫 날 어떤지 검색해서 오신 분들을 위해 궁금하실 만한 것부터 먼저 정리할게요.


1. 아파요?


네. 저는 아팠어요.


저는 오히려 시술할 때는 자궁경부암 검사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별로 아프지 않았는데, 시술하고 나서 아팠어요.


배꼽 아래 아랫배가 처음엔 뻐근하고 불편감이 느껴진다 싶었는데, 조금 지나자 쿡쿡 쑤시면서 아픈 강도가 세졌어요.


그러다 전신에 식은땀이 줄줄 나면서 구토할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설사할 것처럼 배가 사르르 아파서 화장실로 직행했습니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 있는데 식은땀이 바닥에 뚝뚝 떨어질 정도로 나고, 걷지도 못할 지경이라 데스크에 가서 말했어요.


그랬더니 일시적인 쇼크가 온 것 같다고 진통소염 엉덩이 주사를 놔주고, 침대에 누워 쉬다 가라고 했습니다.


30분 정도 누워서 쉬니 통증도 덜해지고 식은땀도 나지 않고 상태가 나아져서 운전해서 집에 왔습니다.


시술 후 한 시간 정도 아랫배가 견디기 힘들 만큼 찌르듯이 아팠어요. 진통제 주사를 안 맞았다면 더 오래 통증이 지속됐을 것 같아요. 아프시다면 진통 주사를 요청하시거나, 진통제 꼭 드세요.


하룻밤 자고 나니 이물감이 좀 느껴지지만 통증은 없어요. 진통제 먹지 않고 일상생활 가능합니다.



2. 출혈은?


저는 시술 직후는 휴지에 묻어나는 정도로 약간 피가 보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출혈양이 많아졌어요. 시술하러 가실 때, 팬티라이너나 생리대를 챙겨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집에 와서는 팬티라이너로 감당하기 어려워 보이는 양이라 중형 생리대를 했어요. 다음날까지도 검붉은 출혈이 좀 있습니다.



3. 가격은?


급여 처리가 되면 15만원대, 비급여이면 40만원이라고 안내 받았습니다.


저는 자궁 근종이 있었고 의사 선생님이 빈혈 진단을 추가로 해주셔서 급여로 15만 7800원 냈습니다. 여기에 진통제 주사 맞아서 추가로 700원 냈어요.


아래 내용은 TMI 입니다. 매우 솔직한 글이라 눈살이 찌푸려지실 수도 있으니 원치 않으시는 분은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1. 미레나 시술 계기


9월부터 수영을 시작해서 아주 재미를 들임. 그런데 9월 말에 생리 시작해서 수영을 그 주에 못 갈 걸 생각하니 매우 짜증이 나는 것임.


하루는 탐폰 끼고 갔지만, 둘째 날은 양이 많아서 탐폰 껴도 불안한 상황이라 못 갔음.


나는 이제 애를 더 낳을 것도 아닌데 이놈의 생리는 왜 계속 하는거야. 너무 귀찮고 기분도 나쁘고 폐경 좀 빨리 했으면 좋겠네, 싶은 생각이 마구마구 듬.


이런 얘기를 여동생이랑 하다가 미레나 얘기가 나온 것임. 미레나 하면 생리를 아예 안 하거나 양이 매우 적어진다고. 그러면 생리 때문에 수영 못하는 일은 없겠는데?


게다가 내가 시술 받으러 가려는 병원은 둘째를 분만한 병원인데, 임신/출산 때부터 자궁경부암 검사까지 진짜 1도 안 아프게 하시는 원장님이라 신뢰가 갔음. 시술할 때 아프진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음.


그래서 전화로 문의를 했고, 생리 끝나고 5일이 지나기 전엔 와야한대서, 끝나자마자 예약하고 감.



2. 미레나 시술


내가 가는 병원은 당일 예약만 받는데, 아침에 땡하자마자 전화했는데도 오전 예약은 꽉 차서 오후 2시 20분밖에 없었음.


아이들이 4시에 집에 오는데, 과연 그때까지 집에 올 수 있을까 걱정이 돼서 얼마나 걸리냐니까 30분도 안 걸린대서, 2시 20분으로 예약하고 감.


미레나 상담을 요약하면 사바사, 케바케.


내가 미레나가 맞을지 안 맞을지는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100명 중에 1명이 안 맞아서 빼러 온다. 만약 내가 그 1명에 들면 길바닥에 돈만 버리는 셈이다.


내가 설마 1명 안에 들겠어? 싶은 생각과, 일단 경험해보지 않고는 계속 미련이 남을 것 같아서 하겠다고 함.


수면마취따위는 안 했고, 다리에 힘 빼야지 잘 들어간다고 해서 심호흡 크게 하면서 힘 뺐고, 시술 완료 후 잘 들어갔는지 질 초음파로 확인함.


급여 처리하려면 채혈해야 한다고 해서, 채혈하러 가면서,


"(급여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심이에요?"


"네~ 진심이에요. 호호홍~"


이렇게 쌤이랑 농담 따먹기 하면서 원장실(시술실) 나옴.


채혈까지 하고 수납하고 집에 가려는데 아랫배가 매우 아프기 시작함. 조금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진통제가 간절해서, 간호사 쌤한테 진통제 먹어도 되냐고 물어봄. 먹어도 된다고 하시고 힘들면 소파에 좀 앉았다 가라고 해서 소파에 앉음.


통증이 극심해지고 토할 것 같으면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함. 설사할 것 같기도 해서 허리를 구부린 상태로 겨우 화장실 감.


변기에 앉았더니 변이 나오면서 식은땀이 더 많이 나기 시작함. 이래서는 운전해서 집에 못 가겠는데 싶어서 데스크에 가서 얘기함.


원장님 만나진 못했고, 간호사 쌤이 전달. 미레나 때문은 아니고 몸이 너무 놀라서 그런 반응이 생긴 걸 수 있으니, 진통제 주사 놔줄 테니 맞고 베드에서 좀 쉬다 가라고 함.


심각하게 아파서 바로 빼야 되나 진지하게 고민함. 게다가 10월 1일, 3일 모두 공휴일에다가 남편도 없어서 하루종일 육아하느라 쉬지도 못할 텐데, 과연 가능할 것인가 심히 고민. 주사 맞고 누워 있어도 안 나아지면 빼야겠다 생각함.


그때가 3시 15분경.


유치원에는 전화해서 애들 차 태우지 말라고, 내가 좀 늦게 데리러 가겠다고 얘기함. 10월달 수영 등록해놨는데, 도저히 10월에 수영 못 다닐 거 같아서 수영도 취소 및 환불.


주사 맞고도 한동안은 어떻게 누워도 아파서 새우 자세로 웅크리고 있다가 10분쯤 지나니 좀 편안해짐.


30분 지나니 걸을 수 있을 것 같고 운전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짐.


베드에 누워있는 동안 간호사 쌤들이 와서 본인의 미레나 경험담을 들려주셨는데, 어떤 쌤은 처음부터 아무렇지 않으셨다고 하고, 어떤 쌤은 무지 아팠다고 함. 진짜 케바케/사바사 인듯.


4시쯤 걸어나와 쌤들께 괜찮아요~ 미소 날리고 운전해서 애들 데리러 감.



3. 귀가 후


아랫배가 살살, 콕콕 불편하고 아픈데 못 견딜 정도는 아님. 그래도 괜히 불쾌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기분.


이때가 기회다 싶어 애들은 남편보고 다 보라고 하고 저녁 시간 동안 소파에 앉아서 쉼. 저녁도 돈까스 시켜 먹음.


출혈은 좀 더 많아져서 생리대 함. 갈색 빛이 나고 점성이 있는 검붉은 피.


애들 재우면서 같이 잠. 추가로 진통제를 먹지는 않았음.



4. 다음 날


아랫배에 이물감이 좀 느껴지지만 통증은 아님. 조금 신경쓰이는 정도의 불편감이지만 견딜만 함. 진통제는 안 먹어도 될 것 같음. 출혈은 여전히 있음.


일상생활 가능. 누워서 쉬어야 될 정도는 아님.



5. 미레나 추천?


솔직히 생리에 문제 없으면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나는 생리통 별로 없고 엄청 규칙적이었는데, 이럴 바에야 왜 했나 싶음.


5년 뒤 교체 시기엔 그냥 빼버리고 안 할 듯.


일단 멀쩡한 몸 속에 뭔가를 넣는 거니까 몸이 거부반응을 하는 건 당연함.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음. 아프고 불편한데 이걸 굳이?


피임하고 싶으면, 몸에 뭘 넣는 것보단 그냥 피임약 먹는 게 나을듯함.


그래도 나는 급여가 돼서 돈이 덜 아까웠는데, 40만원이나 주고 한다면 진짜 엄청 돈 아까울 거 같음.


결론은 추천 안 한다.


왜 했지 나...


그래도 좋은 경험 했지 뭐. 글감도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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