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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앤 Oct 07. 2024

엄마 마음으로 본 인사이드아웃2

내 사춘기 시절은 1도 생각이 안 나고, 우리 애들이 사춘기가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만 하면서 뼛속까지 엄마 마음으로 영화를 봤다.


엄마가 되고 나니 아이들이 정말 세상의 지독한 일들과 괴로운 일들은 겪지 않으며 살면 좋겠다 싶다.


영화 속 기쁨이처럼 긍정적인 모습만 보고 아름다웠던 기억만 간직하면서, 어둡고 우울하고 창피한 일들은 저 멀리로 던져버리면서, 그렇게 예쁘고 좋게만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트루먼쇼가 아니지.


부모의 보호가 미치지 않는 곳까지 아이는 나아갈테고, 그곳에서 아이는 예기치 못한 많은 것들을 맞닥뜨리게 될 거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기쁨이가 날려보냈던 각종 나쁜 기억들이 쓰나미가 되어 몰려오고,


좋든 나쁘든 라일리가 경험한 그 모든 것들이 모여 신념이 되고 자아가 형성된다.


 



결국엔 기쁨이든, 불안이든 라일리에 대한 통제를 내려놓고


아이가 스스로 자기의 삶을 살아나가도록 지켜봐 주게 된다.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든, 무슨 선택을 하든, 그 모든 것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면서 말이다.





"And we love all of our girl. Every messy, beautiful piece of her."


"우린 라일리의 모든 면을 사랑하죠. 엉망이지만 아름다운 라일리의 모든 면을."



나는 때때로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두려워 한다.


아이들이 끔찍한 일을 당하면 어떡하지, 끔찍한 선택을 하면 어떡하지, 그럴 때 내가 아이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면 어떡하지, 나뿐만 아니라 아무도 아이를 도울 수 없으면 어떡하지.


내 안의 요동치는 불안이에게도 기쁨이의 조언은 유익했다.





"팀 선발 여부는 우리 뜻대로 안 되지만, 할 수 있는 것도 있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내 아이들에게 어떤 미래가 다가올지 나는 알 수 없고, 그걸 대비할 수 있다는 생각도 터무니 없다는 걸 기억하자.


아이의 삶을 내가 대신 살아줄 수 없고, 영원히 아이를 온실에 보호할 수도 없다.


아이는 아이의 인생을 스스로 살아나갈 거라 믿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을, 내가 도울 수 있는 하면서, 아이를 있는 모습 그대로 끝까지 사랑해 주면 된다.


부디 영화처럼 해피엔딩이길 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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