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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이 Jan 06. 2023

선물 얼마짜리예요?

선물을 받았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선물을 갑자기 받았다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무척 행복하다. 입꼬리가 올라가고 기분 좋은 엔도르핀이 마구마구 나온다.  그 선물이 내가 원하고 바라던 것이라면 더욱  기분이 좋을 것이다.

어떻게 내가 갖고 싶었던 것을 알았을까? 저 사람이 나를 많이 생각하고 있었구나. 나의 사소한 말이나 행동을 통해 파악해서 나에게 선물을 해주니 말이다. 감사함과 고마움이 마음속에서 샘솟을 것이다. 

특히 어릴수록 더욱더 행복하다.  선물만 받으면 되니깐 말이다.  

조금씩 커지면서 친구가 준 선물의 답례는 내가 가진 용돈의 수준에서 해결하면 되고 , 어른에게 받는 선물은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나서 받으면 되는 것이니깐 말이다. 

하지만 점점 어른이 되어가며 받는 선물은 복잡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액수의 단위가 높아져서이기도 하지만 선물의 의미가 순수하게 선물 의미만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주는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선물의 행위가 어느새 부담감으로 다가올 때가 종종 있다.





며칠 전에 친구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은 이만큼 선물을 주었는데 그 사람은 자신에게 그만큼 해주지 않았다며 하소연을 하였다. 

"그러게 그 사람에게 네가 세 가지 선물을 주었으니 못해도 두 개는 주어야 하는 것인데 하나만 주다니 너 좀 속상하겠다."라고 말해 주었다. 

세 가지를 주면 세 가지 이상을 받고 싶은 것이 사람 욕심일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줄 때 너의 마음은 그것이 아니었을 텐데 말이다. 

베풀 때 너도 행복했잖니?

그 사람에게도 사정이 있겠지. 

그 사람만의 셈법이 있나 부지 라며 말해 주었다. 

하지만 친구는 '자신은 그냥 사줄 수도 있고 베풀 수도 있는 사람이야'라고 말하지만 기분이 상한다고 했다. 

사람은 각자가 다르다. 

자잘한 선물은 선물로 보기보다는 호의였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호의로 주고 , 인정으로 주고 하는 것들은 확실하게 계산되어서 수치화하기가 힘들다. 







물건들이면 원래 가격으로만 정하면 되지만, 쓰고 있던 것들을 빌려주는 대여료는 어떻게 측정해야 하는가?

내가 전문적인 대여전문점이 아닌 이상을 그 가치를 가격으로 매기는 것은 어렵다. 

또한 주는 선물이 갖고 있는 가격 말고 가치와 의미들은 어떻게 가격을 매길 수가 있을까?

어디 정해져 있는 가격표가 있지 않다. 

사회 통념적으로 정해져 있는 조의금과 부조금의 액수처럼 말이다. 

딱 자신의 원하는 만큼을 상대방에서 받기란 어렵다.  


선물의 가격이 중요하게 되는 데는 우선 , 억울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이다. 나만 억울할 수 없잖아

내가 이만큼 주었으니 너도 이만큼 나에게 주어야지 똑같이 주면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억울하지 않을 것이다. 애매한 관계에서 주고받는 선물은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가격으로 매겨지지 않은 것들이 존재하는데 이를 테 면 고마움, 사랑, 존경, 친절 등에 대한 마음의 표현으로 선물은 어떻게 값을 매겨서 선물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물질적인 선물 말고도 애정 어린 시선, 사랑의 언어, 꿀 뚝뚝 떨어지는 눈으로 바라보는 눈빛, 존경의 눈빛, 존재자체로 얻어지는 마음의 힘 등은 어떻게 수치화할 수 있겠는가. 


선물 줄 때 받겠다는 마음보다 줄 때의 행복함에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많이 베풀면 더 많이 돌아온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내가 다른 사람에게 줄 때는 이 만큼 받겠다고 생각하면서 베풀면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내가 가진 것이 있어 줄 수 있어 행복하구나'라는 생각으로 살게 되면 그리 골치가 아프지 않을 텐데.... 

그러나 이런 마음이 안 먹어질 때는 각자 스타일대로 살아야 한다. 







내가 그 친구에게 보낸 선물이 얼마짜리였더라? 

 




사진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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