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은 마음이라면
#20240614 #태도의차이 #마음
몇몇 물건을 사러 엄마랑 다이소에 다녀왔다. 캔따개의 위치를 알고 싶어서 물건을 정리하시던 점원분께 여쭤봤다. “안녕하세요~ 혹시 캔따개가 어디 있을까요?” 점원은 뚱한 표정으로 와인잔 있는 곳에 있다고 했다. 그래서 와인잔이 어디에 있냐고 여쭤보니 또 뚱한 표정으로 저쪽으로 손짓했다. 나는 감사하다고 하고 와인잔이 있는 곳으로 갔다. 다이소의 캔따개는 약해 보여서 큰 캔을 따기에는 어려울 듯했다.
조금 있다가 엄마는 ‘직원이 그런 태도면 안 된다’라고 했다. 나는 ‘그건 저 사람의 몫이고, 그걸 끌어안고 기분 나빠하면 내 몫이 된다고, 그러니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면 된다’라고 얘기했다. 사실 나도 조금은 기분이 나빴다. 조금은 서둘러서 그 자리를 떴던 것도 화 혹은 짜증을 내지 않기 위한 내 방어기제였을지도 모른다.
공구 코너에 와서도 캔따개를 찾아보았다. 그 주변에도 마침 다른 직원분이 계셔서 캔따개가 어디 있냐고 여쭤보았다. 이 분은 (아까 그분과는 다르게) 아주 친절하게, ‘자신은 공구 코너에서 캔따개를 보지 못했는데, 일을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아 잘 모를 수도 있다’고 덧붙이셨다. 나는 감사하다고 하고 캔따개를 찾아보았다. 맥가이버 칼(스위스 군용 칼)에 있는 작은 캔따개 말고는 없었다.
나중에 다시 이 일을 생각해 보니 엄마가 맞았고 내 태도는 모자랐다. 지혜로운 사람이었다면 불친절한 직원에게 어떻게 사람들을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그 사람에 맞는 방편으로 알려주었을 터이다. 하지만 나는 그만큼 지혜롭지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참는 게 맞았을 것이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똑같이 참는 것이래도, ‘저 사람에게 어떻게 알려줄까’에 대해서 생각하느냐 마느냐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는 그저 내 화를 숨기기/피하기 위해서 바라도사와* 얘기를 떠올리며 내 몫으로 끌어들이지 않으려 애썼을 뿐이다. 마음이 더 넓은 사람이었다면 상대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워하고 바른 길로 가도록 도왔을 것이다.
* 불교신문, [불교를 빛낸 장자 이야기] <35> – 부처님을 증오했던 바라도사와③, 2017.09.18.,
https://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160462
(31. 내 할 일을 하는 것에서도 언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