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부딪히면 많이 닳는다.
#20251015 #타이어 #마음
내 차는 중고차다. 처음부터 윈터 타이어를 끼고 있었다. 강원도에서 구르던 차였다고 한다. 윈터 타이어는 마찰이 많아서 소음이 크다고 했는데, 소음이 큰지 작은지 별생각 없이 타고 다녔다. 차를 산 지 만 3년이 지났고, 90,000km를 넘게 탔다. 카센터에서는 타이어를 바꿔야 한다고, 그 정도 탔으면 타이어를 앞뒤로 바꾸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했다. 지인도 앞 타이어가 많이 마모된 것을 보고는 비 오는 날 미끄러지겠다며 걱정했다. 타이어를 바꾸느니 차를 바꾸느니 하다가 그냥 차 타이어를 교체했다.
내가 봐도 걱정이 될 만큼 앞 타이어는 많이 닳아 있었다. 뒤 타이어는 상대적으로 덜 닳았다. 앞쪽이 끌고, 뒤쪽이 따라오고. 앞쪽이 뒤쪽보다 더 헤매기 때문이겠다. (사실 빼고 나서 보니, 뒤 타이어는 더 써도 괜찮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미 바꿨으니 어쩔 수 없었다)
타이어는 많이 구르면 많이 닳는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많은 상황에 부딪히면 많은 마음이 일어난다. 마음이 많이 일어나면 그만큼 자기가 어떤 기준을 많이 갖고 있다는 말이다. 즉, 많이 걸려있다는 말이다. 마음이 일어나면 자신이 뭐에 걸려있는지 볼 수 있는, 그리고 그걸 넘어설 기회다.
많이 부딪히고, 들여다보고, 자신의 경계를 넘어선 사람은 점점 걸릴 게 없어진다. 더 걸림이 없는 마음이, 더 자유자재한 마음이 된다. 타이어는 걸려야(마찰이 커야) 안전하지만, 마음은 더 자유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