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평희 Nov 01. 2020

세계 배터리 시장을 흔드는 CATL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이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몇 안 되는 한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2025년이면 전기차 배터리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를 추월할 전망이다.  상반기(2020) 내내 언론을 장식했던 LG화학의 1위 소식은 그래서 기쁜 뉴스였다. 하지만 글로벌 전문기관들은 다시 CATL이 1위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 배터리 3총사의 압도적인 위치는 2014년까지였다.   중국 기업의 굴기는 배터리 분야도 마찬가지다. 독일 벤츠(다이믈러), BMW, 폭스바겐  3사가 모두 CATL과 대규모 계약을 맺었다. 삼성 SDI와 오랜 거래관계였던 BMW의 거래선 전환 후에 폭스바겐도 CATL과 대규모 계약을 맺었다. 폭스바겐은 아우디를 비롯 포르셰, 스페인 SEAT, 체코 스코다 등 12개사를 거느린 유럽 최대 자동차 기업이다.      

독일 에르푸르트 CATL 공장 부지 전경  (출처=그린카콩그레스, 이코노믹리뷰)

       CATL의 뿌리

       CATL의 급성장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일본 TDK의 홍콩 자회사  SAE에 근무하던 중국 엔지니어 3인이 독립해 ATL이란 회사를 세웠다. ATL은 닝더 시에 대규모 리튬폴리머 전지 제조 공장을 설립했고 당시 대표였던 쩡 위친은 ATL에서 나와  CATL을 설립했다. ATL이 TDK로 재 합병된 후인 2011년에 일어난 일이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정책 지원을 받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추측한다. ATL은 애플 납품, 벨 연구소 제휴 등을 통해 기술력이 축적된 기업이었다. 쩡 위친은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배터리 인재다. 그래서 ATL은 중국 배터리 사관학교라 불렸다. 

   CATL은 한국인을 채용 대상에서 제외할 정도로 기술보호와 독자기술 획득에 힘썼다. 중국 배터리 시장 50% 이상을 장악한 CATL은 이제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독일 에어푸르트에 100기가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해(2019) 세계 총 배터리 생산용량이 200 기가(GWh)에 약간 못 미쳤으니 CATL 독일 공장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베를린에 들어설  테슬라의 4번째 기가팩토리도 이곳에서 배터리를 공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뿐 아니다. CATL과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은 40개가 넘는다 (2019년 기준). 거래 관계를 맺지 않고 있는 기업이  없을 정도다.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출처: 연합뉴스)

     배터리 전쟁

    한중일 3국의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80%를 상회한다. 톱 10에 중국 5, 한국 3, 일본 2개 사가 있다. 유럽의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스웨덴 볼트사와 폭스바겐의 합작 공장 설립, 영국 브리티쉬 볼트 공장 신설, 독불 합작의 ACC공장 등이 그 예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이 강한 하이니켈 계열 배터리는 성능은 우수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최근 CATL은 테슬라에 비싼 코발트와 니켈 대신 인산철을 양극재로 쓴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리튬인산철, LFP). 리튬인산철의 단점인 부피를 줄임과 동시에 용량을 늘인  제품일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유망주로 전고체 배터리가 기대되고 있다. 일본이 앞선 분야다. 리튬 배터리는 소니가 처음 상용화했고 전고체는 도요타가 개발에 앞서고 있다. 일본  정부 기관(NEDO)과 함께 도요타 등 38개 산학기관이 연합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 보조금을 배터리 기술 향상 도구로 쓴다. 기업들의 공동전선도 주목된다.  디디추싱과 전기차 기업들이 맺은 D-Alliance가 그 예다. “일본은 배터리를 발명했고, 한국은 육성했으며, 중국은 일류 배터리를 만들어 선도할 것이다”  쩡 위친 CATL회장의 이 말은 배터리 시장의 미래 구도를 암시한다. (끝)        

이전 06화 모빌리티 산업의 종결자 우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