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동물 가죽 의류?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 번거로움

by 주옹


채식주의의 길로 들어서는 사람들은 일단 먹는 것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먹어야 살 수 있다. 안 먹으면 살 수 없기에 먹는 것부터 식물성으로 바꾼다. 최소한 하루에 두 끼 이상은 먹게 되니 우리의 일상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겠다.


여기서 간과하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동물 가죽이다. 동물 가죽도 공장식 축산에서 나오는 고기만큼이나 잔인하다. 동물이 살아있는 채로 가죽을 벗긴다. 내 피부에 조금만 상처가 나도 엄청나게 아픈데, 우리의 피부라고 할 수 있는 가죽을 산 채로 벗긴다니 너무 충격적인 일이다.


플렉시테리언으로 살아온 기간 중에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이쁜 가죽 재킷을 산 적이 있다. 그때는 왜 그랬던 것인지, 이 재킷이 동물로 만든 것인지 인조 가죽인지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사 버리고 말았다. 그저 이쁜 옷을 입고 싶다는 마음에 저지르고 만 실수다.


그 외에도 집에는 동물로 만든 의류들이 꽤 있다. 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는 그것들을 다 처분하기보다는 일단 구멍이 나고 헤질 때까지 쓰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이미 산 것들인데 다 처분하고 새로운 비건 의류를 구입하거나, 집에 있는 옷들로 사는 것은 조금 힘들지 않을까? 일단 집에 있는 것들은 낡을 때까지 입고, 혹시나 새로운 의류를 살 때는 신중하게 구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비건을 지향하면 사소한 것 하나하나 신경 쓸 게 참 많다. 일반인이라면 옷을 살 때 이쁜가, 나에게 잘 맞는가만 보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겠다. 비건 지향인들은 소재까지 꼼꼼하게 봐야 한다. 번거롭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다. 동물 가죽을 만들기 위해 고통받는 동물들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란다면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여행 중에 비건으로 먹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