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릇하게 구운 박대 발라 먹고 나니
머리부터 꼬리까지 뼈만 남는다
얇은 몸 납작한 내장을 거느리고
서해 거슬렀을 것
뼈 이룬 것들 치고
옆구리 결리지 않은 물결 있을까
온몸 휘어본 물결만이 흐름을 탈 줄 안다
물결의 질서는 파도
천번 만번 일렁이는 물결의 각
바위의 뺨을 친다
무수한 반복이 뼈를 세웠을 것
고스란히 드러난 박대 뼈
곧은 것이든
굽은 것이든
뼈는 이렇듯 증언하는 일
헤쳐 온 물결의 기록 낱낱이 쓰는 일
내 뼈의 안부 묻기 위해
등 곧추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