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도록 오지 않는 아이 생각하다가
창밖 은행나무 여린 잎
깜박, 놓쳐버렸다
어둠에 잠기는 은행나무
언제부터 거기 있었을까
처음인 듯 본다
이마에 도드라진 종기 터지듯 탁,
불빛에 놀라 숨는 기다림
어디만큼 오나 어두운 거리
속눈썹 아래
솜털 보드라운 다리를 하고,
공중의 바람 거느린 잎맥의 발돋움
연둣빛 허공 그, 사이
놓쳐버린 은행나무에 아이가 있기라도 한 듯
뚫어지게 어둠을 끔벅거린다 눈에서
노란어둠 묻어난다
시를 쓰며 에세이와 그림일기를 통해 나를 만나고 있습니다. . . 그림에세이 '지금이야, 무엇이든 괜찮아' , '누구나의 계절'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