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새벽을 나서는 낡은 그녀, 못 자국으로 함몰된 헐어 가는 벽을 지탱하고 선,
견딜 수 있을 만큼만 틈을 보이는 생의 이면, 마른 밥을 삼키는 아이의 오후가 축축하다
외곽에 얹힌 그녀의 아파트 창틀 너머 손 뻗으면 거기,
메타세콰이어 푸르게 퍼져, 키를 높이는 조바심을 어루만진다
버석거리던 날들의 메타세콰이어, 그 굵은 허리의 위안이 찻물을 끓이거나 골 깊은숨을 들이마실 때 가없는 손길로 그녀를 감아올리면, 쌀뜨물 같은 일상은 유순해진다
때로 푸르고 곧은 것은 격려이기도 해서, 어두운 몸 웅크려 붙이는 새벽, 먼 유년의 소리로 쓸리는 얇아진 그녀의 몸 위로 아침이 오듯 서서히 메타세콰이어 환하게 들어와 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