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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타인

by hari

저 멀리 두 명의 타인이 있다 두 명의 타인은 항상 내 상상대로 맞추어간다. 중간 과정에 내 상상이 깨져버리는 듯 하다가 결론은 항상 내 상상과 맞아간다. 그럴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
가끔은 어떠한 우연적 힘이 작용하여 내 상상과 반대로 나아가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결론은 아니기에 그리 많이 비참하지는 않다. 내가 비참한 것은


아무렇지 않는 척이다.


깔깔깔 거리며 그 상상들을 바라보지만
그 타인들을 바라보는 비현실 속에서는 눈물짓고 있다.
언젠간 내가 후에 후회하지 않는 상상만을 글로 적고 싶다 말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나는 언제나 후회를 할 것만 같다.
그 타인들은 나에게 있어 특별한 존재이다.
그들을 보면 사랑스럽지만 억지로 끼워 넣지 않은 슬픈 영화를 보는 것 같고
서로를 조심스러워하는 아주 먼 사이를 보는 것 같다.
누구보다 더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며 진정성에 대하여 대화를 하고
정작 자신들의 감정들을 비유적으로 말하곤 한다.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을 알지만 부정하고
가끔은 그 끌어당기는 힘에 지배되어 찰나의 사랑을 느끼곤 하는
그런 두 사람이다.
항상 넌지시 말하는 것을 좋아하면서
확실함에 중독되어 있지만
불확실성을 즐기는 타인들이기에 신기한 느낌이 나온다.
시간적 공간적으로 뜨는 곳에서 함께하며
가끔은 울부짖기도 하지만
아주 많은 무리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대놓고 / 하지만 넌지시 던지는 사랑 말이다.
서로의 눈에 끌어당겨지며
하지만 서로의 눈만 바라보지 않으며
눈을 감고 있어도 향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서로를 끌어안곤 하였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기울어지는 고개를 보았다.
그들은 너무 불안정하여 서로의 떨림을 끌어안곤 하였다.
나는 그들을 멀리서 관조하며
언젠가는 그들을 사랑할 수 있겠지.
확실하지 아니하지만 짐작하건대
그들을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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