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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i May 24. 2018

<빛이 우주에서 달린다>

스탠바이 웬디

 


제 관점으로 바라본 해석을 담았습니다.     


   한 사람이 누군가를 너무나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에 대한 걱정이 앞서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 걱정은 사랑하는 사람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왜냐하면 어떠한 사람에 대한 걱정은 사랑하는 사람을 온전히 믿지 않는다는 데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떠한 생명이건 자기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이끌어나갈 능력이 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웬디는, 21살의 글을 쓰는 사람이다. 그녀는 자폐증이 있기에, 그녀의 언니는 웬디를 멘토에게 맡긴다. 멘토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계획된 일상을 그녀에게 제시하고, 웬디가 그것을 따르도록 시킨다. 그녀가 수동적으로 행해질 수 있는 방식으로 말이다. 

   웬디가 글을 쓰는 시간 또한 제한이 된다. 그녀는 스타트렉의 팬이어서 그것을 소재로 시나리오를 쓰는데, 그녀가 잘 하고, 현재라는 시공간 속에서 충실히 집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녀는 이 글을 LA에 기고하여 상금을 받은 뒤, 멘토의 집에서 나와 자신의 자유를 찾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기고해야 하는 날짜에 우편이 도착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깨닫자, 웬디는 자신의 꿈을 위하여 스스로의 여정이 시작된다. 



   웬디가 걱정된 가족들은 그녀를 추격하기 시작하고, 웬디는 그것을 피하며 LA를 향하여 걸어간다. 

   여정의 도중에 그녀는 지갑을 도둑맞고, 시나리오를 몇 개 손실되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 때, 자신의 시나리오 속 대사를 읊는다.     

   “캡틴, 논리적인 결론은 하나입니다. 전진입니다.”    


   한 개인의 삶의 여정은 아주 빳빳한 일직선보다는, 스스로 겪어야 하는 굴곡이 있다. 삶은 아주 간단하다. 그 굴곡에 의하여 주저앉거나, 혹은 그 굴곡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며 전진하는 것이 있다. 삶이란 죽음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닌, 어디론가 걸어가는 여정이다. 그 ‘어디’라는 것은 개인이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스스로’라는 주체성을 잃었을 경우, 개인은 외부의 압력에 흔들리기 쉽다. 그것에서 ‘화’가 생기고 불행이라는 감정이 생길 수 있다. 삶의 여정 속에서 개인은 많은 정보와 외부의 압력과 ‘안 돼’라는 편견에 휩싸이지 않고 자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가며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살아있음을 느끼고 감사함을 느끼는 것이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존중’이다. 

   생명이라면, 모두가 자기 자신이 자유를 누려야 할 권리를 지니고 있고, 나아가 타인의 권리까지도 존중하는 것이 자기 자신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다. 웬디의 언니는 비록 웬디를 사랑하고 걱정하기에 그녀를 멘토에게 맡긴 것이지만, 웬디는 이미 스스로 걷고 스스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충실히 가지고 있었다. 



   가족, 그리고 멘토에게서 ‘안 돼’라는 말과 자신의 방식이 아닌, 남에 의하여 계획된 작위적인 방식의 삶을 살아온 웬디는, 이 여정을 통하여 자신의 방식을 찾는 법을 깨우쳤을 것이다. 어쩌면 이 영화, 나아가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과정 그 자체’가 아닐까?

   그 과정 속에서 ‘안 돼!’라는 말을 깨가며, ‘돼!’라는 행동으로 자신의 방식을 찾아나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삶이라는 물결 속에서, 너무나 많은 정보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말에 휩싸이지 않고, 자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가며, 살아있음과 감사함을 느끼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나 자신’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우리의 삶의 목적이다. 

   어느 누구에게나, 어느 생명에게나 나름대로의 자신의 삶의 방식이 있고, 나름의 사정이 있다.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무시하는 행위는 자기 스스로를 무시하는 행위나 마찬가지이다. 맹목적인 믿음은 위험하지만, 불신 또한 위험하다. 사랑이라는 이유로 타인의 발목을 잡는 행위는 스스로의 불가능을 만들어내는 행위와도 비슷하다. 



   삶을 관찰해보라. 동일한 사람이 있는가? 아주 똑같은 하루가 있는가? 똑같이 두 번 일어나는 일이 있는가? 비슷한 것과 똑같은 것은 다른 것이다. 타인을 분류하기를 멈추고, 스스로에게 가지고 있는 편견을 스스로 지워나가며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자. 우리는 서로 다른 파장과 빛을 가지고 있고, 마치 빛이 우주에서 달리듯, 삶을 느끼며 걸어가는 것이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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