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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무서워서. 아무 일도 없고 아무런 강박적인 생각도 나지 않는데 이상하게 무서운 기운이 나에게 오고 있는 기분이어서.
혼자 있는데 무서워서 빨리 오빠가 왔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오빠는 오늘도 오지 않았다. 내가 그리고 있는 사람을 잠시 보고 싶었는데 부를 수 없었다. 낯선 사람들만 만나고 조금 울다가 아직도 잠에 들고 있다. 뒤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무섭지 않았지만 그 소리들이 얽혀 왜곡된 시선들로 오는 것이 불안하다. 나는 설명하지 않을 것 같다.
지금 어렵다고 생각하는 일들, 나의 꿈들이 실현되었을 때 그때에는 아마 그것들이 더 이상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고, 현실들은 아무렇지 않은 가볍고 쉬운 것들이 되고 권태를 느낄 때가 오겠지. 그때에는 지금의 내가 떠오르겠지?
손목에 있는 타투를 보았을 때 두려움을 느꼈다. 나중에 후회할까? 아니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나에게 딸려 따라오고 있던 부모님이 보였다. 나는 강박적인 생각들을 지우기 위하여 첫 번째의 단계로 엄마 아빠의 기대에 맞추어 살았던 삶을 버리고자 하였지만 타투를 보는 순간 두려움에 사로잡혀 부모님의 품에 안기고 싶다는 생각이 덜컥 들었다. 나는 부들부들 떨고 혼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