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지용 Dec 04. 2023

의사가 본, 남성들이 메갈손가락에 분노하는 이유 3/4

3. 혐오는 혐오를 낳는다.

3. 혐오는 혐오를 낳는다.



“ 대항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주류에 속하는 개인 또는 집단은 주류의 위협 속에서 침묵하도록 강요되고 주류를 형성하는 혐오 표현의 지지자들은 집단적으로 그들을 사회에서 배제하기 위해 결집하며, 결과적으로 혐오 표현은 사회 내 차별의 정당화, 조장, 강화로 귀결된다. ”

- “혐오 표현의 판단 기준에 관한 비교법적 연구” 중에서, 사법정책연구원, 2020.




최근 넥슨 사태와 관련해서 슬금슬금 올라오는 글들이 있다. 기업들이 직원 채용할 때 여대 출신은 거른다고. 이들은 여대 출신을 거르는건 여자를 거르는게 아니라서 여성혐오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의 발언도 명백한 혐오다. 여대 졸업생에 대한 혐오. 여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집단을 배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넥슨사태를 언급하며 비슷한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하도록 한다면 이거는 혐오가 아니다. 그런데 여대 출신이라고 취업에서 배제해버린다면 이건 혐오가 맞다.


보통 여성운동 하는 사람들은 남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는 있을 수 없기에 자신들의 행위는 남성혐오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틀린 발언이다. 


2016년 강남역 시위, 2018년 혜화역 시위 등이 대표적인 남성혐오, 정확히 말하면 젊은 남성에 대한 혐오 시위였다. 2016, 2018년 그들의 시위는 언어 정제가 서투르고 폭력성이 비교적 강한 20대 남성을 타겟으로하여 그들을 정치적 발언대에서 몰아내려는 시도였다.


 이 과정에서 젊은 남성은 정책 고려 대상에서 배제되었고 정책적 지원은 결과적으로 젊은 여성에게 집중되었다. 1인 독신가구 지원 같은것도 남성은 배제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정책이 출산율 감소의 원인이라고 보는 시선이 있으나 분량이 길어지니 생략하겠다)



정부 1인가구 지원자격에 '연소득 **만원 이하'가 걸리면 배제되는것은 남성들이다.


남성 1인 가구는 2가지 방식으로 정부지원에서 배제당한다. 첫번째는 안전 이슈 등에서의 직접적 배제, 두번째는 연소득, 재산 등을 통한 간접적 배제. 






 메갈 손가락 모양이 왜 남성혐오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2016년 메갈이 처음 생기는 시점에서는 메갈 손가락이 혐오의 상징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메갈을 필두로 여러 여성단체들이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특히 2016년 강남역 집회, 2018년 혜화역 집회 등을 통해 여성단체들이 목적으로 한 것은 젊은 남성들의 목소리 배제, 즉 (젊은)남성혐오였다. 그렇기에 2017년, 2018년의 그들은 메갈을 구심점으로 삼아 남성혐오를 자행한 것이 맞으며, 메갈 손가락은 남성혐오의 상징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2016년 강남역 집회가 벌어진 이유는 그 전 발생한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때문이었다. 새벽 1시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에 위치한 술집에서 20대 여성이 30대 남성에게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이었다. 가해자는 범행 당일 체포되어 이틀뒤 구속됐는데 피해자와 가해자는 이전에 어떤 관계도 없는 것으로 발혀졌다. 추가로, 가해자는 조현병으로 4차례 입원한 사실이 확인되었으며 서울지방경찰청은 묻지마 범죄 유행에 부합하다고 밝혔다.


 추모 행렬이 시작된 것은 바로 다음날이었다.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포스트잇으로 시작된 이 행렬은 곧 강남역 시위로 이어졌고 페미니즘 관련 구호들이 나오면서 대한민국 젠더 논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건으로 자리매김한다.

2016년 강남역 시위의 원인은 강남역 인근 술집에서 벌어진 20대 여성 피살사건이었다.




 강남역 시위에 남성혐오 논란이 일면서, 강남역 살인사건 피해자의 오빠가 집회 중단을 요구한적이 있었다. 그는 “죽은 사람과 관련도 없는 자기들만의 얘기를 하고 있다”며 집회에 항의했는데, 경찰에게 제지당했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집회 참석자들의 반응이었다. 집회에 참석한 여성들은 피해자와 일면식이 없는 관계였음에도 피해자의 친가족인 오빠에게 ‘남성은 빠지라’고 요구했으며 이러한 반응은 여초사이트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피해자의 친오빠가 피해자의 친가족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남성이라는 이유로 목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남성이기에 여성 이슈에 대해서는 어떠한 발언도 안 된다는게 그들의 논리였다. 이런 그들의 논리는 강남역, 혜화역에서 진행된 여성들의 시위가 어떤 식으로 소비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친오빠라 하더라도 역시 저 사람도 한국 남자다" 명분은 추모였지만 그들이 이룬 것은 결국 젊은 남성의 사회적 목소리 박탈이었다.




이준석 전대표가 당대표에 선출된 후, 강남역 시위에 대해서 인터뷰한 것이 있다. 여성들이 ‘여성이라서 죽었다’는 구호만을 내세우고 있는데, 그렇다면 당신들이 요구하는 정책적 대안은 무엇이냐? 이준석의 질문에 대한 여성단체들의 답변은 없었다. 그들은 ‘여자라서 죽었다’고 외쳤지만 그 구호의 진짜 의미는 ‘남자가 죽였다’는 뜻이다.

(“20대 여성, 어젠다 형성 뒤처지고 구호만” – 오마이뉴스)


'여자라서 죽었다'는 구호의 진짜 의미. 그것은 '남자가 죽였다'였다.




결국 ‘여자라서 죽었다’는 시위의 결론은 젊은 남성의 목소리를 배제하자는 것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결론이 그렇게 나서는 안 된다. 절대로 안 된다. 이것은 명백한 혐오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이게 왜 혐오의 언어인지는 여성혐오, 혐오발언에 대해 더도말고 덜도말고 30분만 공부하면 알 수 있는 기본적인 상식이다. (모르는 분이 계실까 싶어 이 글의 맨 앞에 추가해두었다)



 쉽게 말해 2016, 2018 그들의 시위는 광기였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명백한 혐오의 언어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운동가는 단 한 명도 없었으며 정치인들은 이를 본인의 지지율에 이용하기 위해 여성들을 지지하기 정신 없었다. 이 과정에서 페미니즘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던 메갈 손가락은 자연스럽게 ‘젊은 남성의 배제’를 요구하는 남성혐오의 상징이 되어갔다.



메갈 손가락이 혐오의 상징이 아니라던가, 그런 의도로 사용된건 아니라던가, 아니면 일반적인 손가락 모양과 분간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하면서 초점을 흐리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메갈 손가락은 명백한 남성혐오의 상징이다. 그리고 젊은 남성은 목소리를 빼앗기고 배제당한 트라우마가 남아있다. (나는 이런 상황에 처한 20대 남성을 ‘정치적 유기견’이라고 표현했는데 이준석은 2022년 인터뷰에서 ‘정치적 미아’라고 표현했음)


본인을 페미니스트라고 설명한 두번째로 유명한 정치인 박원순.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그나마 젊은 남자들 눈치를 좀 보는 편인데 민주당 지지자들은 아예 눈치도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젊은 남성들에게 남자가 그러면 안 된다고 훈계하고 그들을 담론장에서 몰아내려는 시도를 지속한다. 정치권에서도 일상에서도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명백한 젊은 남성에 대한 혐오다. 나는 여대에 대한 혐오를 반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젊은 남성에 대한 혐오도 반대한다.




유시민 이사장이 2030 남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너희는 쓰레기다'





우리는 극복해야한다. 

화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철저한 해체다. 

한국남성은 왜 페미니즘에 분노하는가?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제는 직면해야한다. 비판을 피하는 것은 혐오의 해체를 뒤로 미룰 뿐이다.





1부 인트로

https://brunch.co.kr/@qkrjiyong/13

2부 메갈 손가락의 등장

https://brunch.co.kr/@qkrjiyong/14

3부 여성시위와 본격적인 남성혐오

https://brunch.co.kr/@qkrjiyong/15

4부 어떻게 화해해야할 것인가

https://brunch.co.kr/@qkrjiyong/16

매거진의 이전글 의사가 본, 남성들이 메갈손가락에 분노하는 이유 2/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