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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용 Jan 15. 2024

4. 가상 캐스팅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리메이크한다면?

이거 아침드라마의 소설 버전이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은 여친의 한줄평이다. 확실히 이 소설은 막장드라마 스러운 부분이 있다.


라디오도, 티비도, 냉장고도 없던 19세기가 배경이다.

유튜브도, 넷플릭스는 당연히 없고

티비 드라마도, FM라디오도 없던 시절.

물론 웹소설도 없었다.


당연히 막장 스토리 소설에 대한 수요도 컸겠지.




소설의 러브라인에는 카라마조프 집안의 아버지와 세 아들, 그리고 매력적인 두 여인이 나온다.


재산 관리에는 유능하지만 한심하고 파렴치한 아버지(표도르)와

방탕하지만 나름대로 순정있는 첫째 아들(드미트리 = 미챠)이 한 여자를(그루센카) 두고 연적이 되며,


첫째 아들(드미트리 = 미챠)은 또 이 여인과 결혼하겠다고 외치지만

이미 약혼한 귀족 가문 출신 자존심 강한 냉미녀 스타일의 약혼녀(카체리나 = 카챠)가 있다.

참고로 그루센카는 술집 여자 수준의 비천한 신분이지만 소위 년이라서

귀족 출신 미녀인 카체리나를 엿먹이기도 한다.


이 와중에 모스크바에서 무신론으로 명성을 떨치고 돌아온 둘째 아들 이반은 형의 약혼녀(카체리나)를 흠모하지만 카체리나가 형에 대한 집착이 너무 심해 결국 포기한다.


이들이 그리는 서사는 가장 선한, 그러나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았기에 마음속 깊숙히 어딘가에는 추악한 모습이 숨겨져있을 셋째아들 알렉세이(알료샤)의 시선을 빌려 묘사된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어찌보면 '막장 드라마' 형태의 소설이다.

이런 스토리 전개에 가장 어울리는 한국 연예인들은 누구일까 생각해봤다.

정리해본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1. 드미트리 (첫째 아들)

2. 표도르 카라마조프 (아버지)

3. 카체리나 (드미트리의 약혼녀)

4. 그루센카 (아버지와 첫째아들의 썸녀)

5. 이반 (둘째 아들)

6. 알렉세이 (셋째 아들)




1. 드미트리 카라마조프 : 이진욱


방탕하고 여자 많이 만나는 28세의 러시아군 장교 출신 드미트리. 경제관념이 없어서 술자리에서 돈을 물쓰듯 쓰고 다니고 현재는 빈털터리다. (참고로 드미트리는 술먹고 사람도 팬다. 여자는 안 때리지만.)


난잡하게 사는것 같아도 나름대로 줏대는 있다.

'성매매는 맞지만 성폭행은 아니다'라고 외치는 이진욱,

법정에서 '하인을 폭행한건 맞지만 아버지를 죽이지는 않았다'고 항변하는 드미트리와 똑같다.


러시아 시골의 지방 법정에서 수많은 아줌마 팬 (신문 기사 읽고 모스크바에서 멀리 시골마을까지 원정 온 귀족 부인들이 드미트리는 무죄라며 열렬히 응원함)들을 동원한다.


아버지 표도르가 질투하는 (젊을때는 내가 망할 드미트리보다도 잘 생겼었다고!) 잘생긴 외모는 당연히 필수.




2. 표도르 카라마조프 : 김용건


39살 연하와 결혼했다는 점에서 표도르 역은 김용건으로 낙점.


사실 결혼을 8번한 배우 유퉁이 낫지 않을까 고민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노빠꾸로 돌진하는건 김용건보다는 유퉁이 어울리는거 같다.


하지만 표도르가 지금은 표독스러울 지언정 젊을때는 꽃미남이었다.


표도르는 60살의, 외모가 완전히 망가져버린 노인이지만 돈으로 친아들의 썸녀를 빼앗으려 전력을 다하는 인물이다.


19세기에는 돈이 전부였는지 썸녀에게 돈 많은 표도르랑 결혼하라고 조언하는 사람도 많고 첫째아들 드미트리도 썸녀 뺏길까봐 노심초사하는 장면이 계속해서 나온다.


귀족 집안 딸래미들이랑 '도피 결혼'을 여러차례 성공해내는걸 보면 젊은 시절 빼어난 외모를 가졌을 것이란 사실이 분명하다.

하지만 60먹은 지금은 완전히 망가져버렸다.

그래서 일부러 김용건 사진 중에 못 나온거로 골랐다.




3. 카체리나 : 이다희


모스크바에서 시골마을로 내려온 중앙 귀족 가문의 자존심 강한 냉미녀. 장교 파티 할때 귀족 여인들 사이에서도 눈에 띌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다.


집안이 폭삭 망했을 때 인연으로 드미트리와 약혼했는데 이후 친척에게 상속을 잘 받아서 금수저로 복귀한다.


어쩌다보니 드미트리랑 약혼하게 됐고 이제는 신세가 폈으니 드미트리 말고 모스크바의 잘나가는 귀족집안 아들내미랑 사겨도 될거같은데


우리 둘이 안 맞는거 같다는 드미트리에게 진심인지 자존심인지 끝까지 매달린다.


똑똑하고 기가 정말 세지만 순정적인 면도 있고 동네 미인 그루센카에게 제대로 긁힌다.






4. 그루센카 : 전효성


 마을 최고 미녀인데 워낙 시골마을이라 미모는 7의 여자 수준인듯 하다.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매력 포인트. 흙수저 출신의 비천한 신분이고, 유흥 일도 하는거 같다. 


외모와 글래머러스한 몸매 때문에 전효성으로 골랐다.


 마성의 불여우라서 동네 남자들 다 꼬신다. 덕분에 돈만 많은 표도르와 개털에 경제관념은 밥말아먹은 드미트리를 양쪽에 두고 가지고 논다.


 모스크바에서 온 금수저 카체리나가 드미트리를 양보해달라면서 친해지려 하길래 순딩이처럼 친하게 지낼것처럼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드미트리를 양보한다고 한건 아니었는데요?' 라면서 카체리나를 엿먹인다.







5. 이반 카라마조프 : 이병헌 (20대)


이반은 무신론 등 19세기 최신 철학이론으로 24세의 나이에 학계에서 네임드가 된 인물이다.


이지적인 이미지, 엄격.근엄.진지한 느낌인데 그 와중에 열성적인 종교인인 막내동생 알료샤도 좋아하는 솔직한 모습이 매력적이다.


카체리나를 흠모하는데 카체리나가 형 드미트리에 대한 집착이 어마어마한 것을 알고 결국 포기한다.


자기 일에 프로페셔널하고 전문적인 모습. 엄격.근엄.진지한 모습도, 소탈한 모습도 잘 어울리는게 이병헌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병헌은 여자들 다 꼬시고 다니는 이미지인 반면,

이반은 인플루언서 댄디남인데도 끝끝내 연모하는 카체리나는 꼬시지 못한다는 점은 둘의 다른점이다.




6. 알렉세이 카라마조프 (알료샤) : 임시완


순수 그 자체. 다소 비현실적인 인물이지만, 선한 마음과 성격 때문에 누구든지 호감을 갖게 만든다. 어딜가나 대접받는 스타일.


외모도 나름 깔끔하고 잘생긴 것으로 묘사된다. 그래서 임시완으로 결정했다.


'카라마조프 가문의 더러운 피' 때문에 가끔씩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악한 심성을 느끼기도 한다.




소설은 1800페이지 가량의 막대한 분량만큼이나 메인 등장인물도 두자릿수를 가볍게 넘긴다.


맘 같아선 10명 정도 캐스팅 해보고 싶었지만, 러브라인에 나오는 가장 메인 인물 6명만 정리해봤다.


'사랑과 증오'에 대해서는 이 사람들만 알아도 줄거리를 대부분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누가 어울릴지 여자친구와 딥토킹 하면서 챗GPT까지 썼는데 의견이 완전 일치하는 인물도 있고(이진욱), 전혀 합의되지 않는 인물도(이병헌) 있었다.


챗GPT는 표도르 역으로 최민식을 추천했는데 최민식이 연기하는 표도르도 생각해보니 리얼할거 같다.


읽어보신 분들도 의견 달아주시면 재미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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